하태경 "자유한국당 같은 썩은 정당 없애고 해체시켜야"

[기획 인터뷰②] '부산 현안을 말하다' 바른정당 부산시당 하태경 위원장

[편집자 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맞물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에 대한 찬반 여론이 뜨거운 부산.울산지역은 '엘시티 사건'으로 대표되는 초대형 비리 사건들과 최근 일어난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등의 사회적 문제, 지역 경제 붕괴 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레시안은 추석을 맞아 부산지역에 산재한 다양한 문제점들과 함께 내년 6월 시작되는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지역 내 여야 정당들의 주요 정치인들을 비롯해 부산시장,부산시의회의장의 솔직한 이야기를 차례로 들어보고 논의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 2016년 터져 나온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 사건은 대한민국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다. 국정농단의 사실을 알게 된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하나 된 마음으로 나라를 바로잡고자 나섰다. 이와 함께 집권 여당은 존폐의 위기를 맞이했고 당의 내부 분열로 인해 분당의 길을 걷게 된다.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친박계와 비박계 간 책임공방과 주도권 싸움은 치열했다.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함을 넘어서 분노로 바뀌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다수의 의원들이 탈당을 선택했고 이들 중 30명의 국회의원이 다시 모여 올해 1월 24일 바른정당을 창당하게 됐다.

지난 대선에서 바른정당은 유승민 의원을 후보로 내세우며 '새로운 보수'를 기치로 변화를 시도했으나 6.76%라는 저조한 득표율에 그치고 말았다. 이후 바른정당은 수뇌부를 재정비하고 민심 잡기에 나섰다. 그러나 새로 선출된 이혜훈 당대표가 최근 금품수수 혐의로 자진사퇴한 데 이어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장남 마약 스캔들이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또 자유한국당과의 합당을 놓고 내부적인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프레시안은 지난 제1차 바른정당 전국당원대표자회의에서 득표율 33.1%로 2위를 차지해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하태경 부산시당위원장을 만나 바른정당이 처한 현재 상황과 부산지역 현황에 대한 시당 차원의 대책 등을 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바른정당 하태경 부산시당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

프레시안 :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함께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이 일시중단 중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공론화위원회 결정을 따른다는 입장이다. 바른정당 부산시당의 입장은 어떤가? 또 '건설 중단'과 '건설 계속'의 각 결정에 대한 부산시당의 향후 대책은 무엇인가?

하태경 위원장 : 바른정당 부산시당 입장은 탈핵을 지지한다. 정확하게 얘기하자면 신고리 5, 6호기를 건설하되 다른 장소에 지으라는 얘기다. 신고리 5, 6호기의 용량은 기존의 원전보다 크고 옛날 원전에 비해서 안전하다. 하지만 부·울·경은 인구가 너무 많아서 이곳에 2개를 더 짓는 것은 전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제 개인적으로는 탈핵은 아니지만 핵 발전소 입지조건을 볼 때 인구밀집지역은 피해야 한다. 신고리 5, 6호기는 건설하고 고리 1호기가 폐쇄된 것처럼 2, 3, 4호기도 다 순차적으로 수명이 다하면 폐기하는 절차로 진행하는 게 맞다. 바른정당 당론도 탈석탄을 먼저 시행하고 원전은 차츰 줄여나가는 것으로 정해졌다.

프레시안 : 그러면 반대로 원전이 지어질 다른 지역에서의 반발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하태경 위원장 : 인구가 적은 지역에서는 원전을 찬성하는 곳이 많다. 이와 반대로 원전이 밀집된 부산 기장 쪽은 인구가 늘어나면서 반대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울주군은 인구가 적어 찬성하고 있다. 인구가 작은 곳에 원전을 짓게 되면 핵발전소 지원금을 훨씬 내실 있게 쓸 수 있기에 원전 친화지역에 신고리 5, 6호기를 건설해야 한다. 특히 신고리 5, 6호기를 매몰하게 되면 2조 6000억 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전했을 때는 비용이 3000억 원밖에 생기지 않는다. 이전하는 것이 비용도 적고 우리나라 에너지 대책을 보더라도 용량이 큰 신고리 5, 6호기를 짓는 대신에 석탄 발전소를 없애는 것이 맞다.


▲ 바른정당 부산시당 하태경 위원장. ⓒ프레시안(박호경)

프레시안 : 올해 부산의 경우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해 관광분야에서 상당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여기에 대해 바른정당 부산시당 차원에서의 입장과 대안을 가지고 있는가?

하태경 위원장 : 사드는 분명 효과가 있다. 지금 중국이 문제로 삼고 있는 것은 레이더 때문이다. "미국이 통제하면 중국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반대를 하고 있다. 만약 이 레이더를 한국이 통제한다면 별다른 거부를 하지 않을 것이다. 사드가 1조짜리인데 정 안 되면 우리가 구매해 레이더를 운영하면 해결될 문제다. 중국과 미국은 적국이지만 우리와는 적국이 아니기에 한국이 레이더를 통제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경제와 관광 등의 피해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중국의 경제가 미국보다 더 큰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정부가 잘 생각해야 한다.

프레시안 : 부산은 '엘시티 비리'를 비롯해 공무원 비리, 부정행위, 횡령 등 1년 사이에 많은 사건들이 밝혀지고 있다. 이같은 부정부패와 비리 같은 문제점들이 부산시에 왜 생기고 있는지,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하태경 위원장 : 비리는 사실 항상 일어났다. 정치적 관점에서보면 독재상황에서 비리는 견제가 힘들어서 발생한다. 부산의 경우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이 3선을 하면서 독재가 발생했다. 특정 당에서 국회의원, 구청장, 구의원 대다수를 독점하게 되면 견제가 힘들다. 그러나 부산도 이제는 다당제로 가고 있어 비리는 조금 덜할 것으로 본다. 견제세력이 있다면 한 사람만 로비해서는 안 되고 서로 견제하기 때문에 깨끗한 사회로 갈 수 있다. 가끔 제가 해운대갑 의원이라는 이유로 엘시티 비리와 연관을 짓기도 하던데 이분들은 전부 고발 조치됐다. 작년에 당선된 저와는 전혀 관계없는 얘기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프레시안 : 최근 들어 부산은 연이은 고독사와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학교 내 성추행 파문 등 다양한 사회문제들이 발생되고 있다. 이같은 사회문제들이 유독 부산에서 많이 발생하는 이유와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하태경 위원장 : 사실 우리 학창시절에도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과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는 이유는 시대가 바뀌면서 이제 청소년들도 인터넷이나 동영상 등을 통해서 잔혹한 범죄 실태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교육의 부제도 문제가 있겠지만 교육을 해도 안 된다. 그래서 이번에 청소년 강화법을 발표했다. 청소년들도 대가를 치른다고 명백하게 인식을 해야 한다. 형량을 높이고 청소년 기준나이도 19세에서 18세로 낮추는 등 청소년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 바른정당 부산시당 하태경 위원장. ⓒ프레시안(박호경)

프레시안 : 지방선거가 이제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바른정당 지지율은 계속해서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렇다 할 후보군도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바른정당 부산시당 위원장으로서의 입장은 어떤가?

하태경 위원장 : 솔직히 지방선거 생각할 겨를도 없다. 바른정당은 당 내부정비가 급선무다. 당내에서 자유한국당과 합당하자는 등 비현실적인 생각들을 하고 있다. 오는 11월에 진행되는 전당대회에서 보수통합론자들이 설 자리가 없도록 만들 것이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지방선거를 준비할 계획이다.

프레시안 : 최근 홍준표 대표의 발언과 자유한국당의 행보를 볼 때 바른정당과 합당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이에 대한 바른정당 내부의견과 더불어 본인의 생각은 어떠한가?

하태경 위원장 : 합당을 원하지 않는다. 그럴 일도 없다. 자기들도 말하는 게 흡수라고 말한다. 홍준표 대표는 바른정당에서 몇 명만 데려가겠다는 얘기다. 누가 크게 흔들어서 사람을 빼가느냐 이 싸움이다. 하지만 바른정당은 교섭단체가 무너질 수는 있어도 당이 무너지지는 않는다. 정의당처럼 국회의원이 20명도 안 되면 교섭도 안 되고 당을 세울 수도 없다. 자유한국당 합당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도 없다. 이미 바른정당에서도 친박계 의원 8명 중 2명이 나갔고 명분없는 합당이며 복당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데려갈 거면 김무성 대표를 데려가는 게 맞다는 것이 제 개인적인 의견이다.

그러나 국민의당과는 정치연대를 할 수 있다. 정치연대의 성과가 있다면 선거연대까지 갈 계획이다. 11월 전당대회에서 제가 압승을 하면 국민의당하고 정치연대를 시작해 궁합이 잘 맞으면 선거연대까지 갈 수 있다. 아직은 풀어나가야 할 부분이다.

프레시안 : 최근 이혜훈 당대표가 사퇴를 표하며 바른정당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바른정당 시당 위원장으로서 부산지역에서 차후 지지율 향상을 위한 계획과 시민들에게 못다 한 이야기가 있는가?

하태경 위원장 : 이혜훈 당대표의 사퇴는 저희도 상당히 침울했고 이 대표 본인도 반성하고 있다. 개인이 법적 절차를 밟을 일이고 바른정당 내에서는 내부를 정비해서 다시 열심히 하려고 준비 중이다. 사건 성격이 복잡해 보이기에 뭐라고 얘기할 수는 없다. 11월 전당대회에서 제가 압승해 자유한국당 깨부수겠다. 그게 우리 지지율을 올리는 전략이다. 자유한국당 같은 썩은 당은 없어져야 하고 해체시켜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박살 내겠다. 이것이 제 의지이자 국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취재] 김진흥 박호경 홍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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