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 다시 흔들려면 안철수 대표 부산시장 출마 해야"

[기획 인터뷰①] '부산 현안을 말하다' 국민의당 부산시당 배준현 위원장

[편집자 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맞물려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에 대한 찬반 여론이 뜨거운 부산.울산지역은 '엘시티 사건'으로 대표되는 초대형 비리 사건들과 최근 일어난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등의 사회적 문제, 지역 경제 붕괴 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레시안추석을 맞아 부산지역에 산재한 다양한 문제점들과 함께 내년 6월 시작되는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지역 내 여야 정당들의 주요 정치인들을 비롯해 부산시장,부산시의회의장의 솔직한 이야기를 차례로 들어보고 논의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국민의당은 지난 2016년 2월 2일 창당 이후 안철수 대표가 제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2강 구도를 만들어내는 새로운 정치 프레임을 창출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선거 막바지 충격적인 지지율 하락을 맛보며 대선에서 패배했고 이후 '허위 사실 유포' 등의 진실이 밝혀지며 당 지지율은 현재까지 바닥을 치고 있다.


5% 언저리까지 떨어진 지지율을 극복하고자 국민의당은 지난 8월 진행된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당 대표를 선정하고 새 출발 준비에 나섰다. 안철수 후보가 과반을 조금 넘는 51%의 득표율을 얻으며 다시 당 대표로 선출됐지만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국민의당은 대선 패배의 여파에서 벗어나기위해 지금도 몸부림치고 있는 실정이다.


프레시안은 국민의당 부산시당사에서 지난 대선패배 이후 급격한 지지율 하락에도 내년 지방선거를 토대로 3당 체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배준현 시당위원장을 만나 국민의당이 처한 현재 상황과 부산지역 현황에 대한 시당 차원의 대책 등을 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국민의당 배준현 부산시당위원장과의 인터뷰 내용]

프레시안 : 최근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당 대표가 되고 국민의당이 다시 새 출발을 하고 있다. 당내 분위기나 시당 분위기는 어떤가?

배준현 위원장 : 8월 27일 끝난 전당대회를 통해 안철수 후보가 51%의 득표율을 얻으면서 당선됐다. 이를놓고 황금비율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정동영, 이헌주 후보도 안철수 당 대표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고 결과를 인정했다. 이제 안철수 대표가 제시한 제2 창당위원회를 통해 국민의당을 재정비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본격적인 지방선거 체제로 가게 된다. 부산시당도 이혜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영입했고 9월 25일부터 개강하는 국민정치아카데미를 통해 지방선거 준비를 하고 있다.

프레시안 : 안철수 대표가 다시 당권을 잡으면서 국민의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여전히 차갑다.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여부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인데 내부적으로 마무리는 다 된 것인가?


배준현 위원장 : 내부적인 문제는 이미 마무리됐다. 부산시당에서는 전국최초로 대선백서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사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책임이 제일 큰 사람이 당대표 나오는 게 어딨냐"며 호남 의원들 중심으로 내부적인 마찰이 있었다. 하지만 비판하는 당원들도 51% 득표율로 한번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잠잠해졌다.


▲ 국민의당 부산시당 배준현 위원장. ⓒ프레시안(박호경)

프레시안 : 지난 대선 때 국민의당 지지도가 올라가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2강 구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번 선거나 다음 대선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인물이나 인사영입에 대한 시스템과 대책을 가지고 있나?

배준현 위원장 : 저도 정치를 20년 이상을 했다. 국민의당은 창당할 때 지지율이 5~6%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 결과를 통해 국민의당은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다. 그러나 분명 양지에만 있고자 하는 분들도 있다. 처음 민주당을 떠나 넘어올 때도 현역 의원·시의원들이 어려움을 안고 넘어왔기에 그런분들에 대한 배려도 해야 된다. 당을 위해 헌신하신 이 분들에 대해서는 공천심사에서 가산점을 줄 수도 있다. 인재를 영입할 때도 전직공무원들이나 언제든지 모셔오고 상향식 공천이 원칙이지만 좋은 분들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프레시안 : 박지원 전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 안철수 대표가 부산시장으로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 내부적인 입장과 부산시당의 입장은 어떤가?

배준현 위원장 : 정치판을 바꾸기 위해서 그리고 국민의당을 제대로 된 제3당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당 대표인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으로 나온다는 것은 안된다. 아예 어려운 지역으로 가야한다. 정치 지도자는 아무도 가지 않는 곳, 개척하지 않는 곳을 가야 한다. 그곳이 바로 부산이다. 안 대표는 부산에 나와 부산 정치판을 흔들어야 한다. 떨어져도 괜찮다. 본인이 태어난 고향을 버리고 가는 건 명분조차 없다. 이것을 동의해주신 분이 바로 박지원 전 대표다. 부산시당의 입장은 명확하다. 안철수 부산시장 해라. 안철수 대표가 출마하면 저도 돕겠다. 이에 대해 안철수 대표는 당에서 요구하면 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프레시안 :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함께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이 일시중단 중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공론화위원회 결정을 따른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부산시당의 입장은 어떤가? 또 '건설 중단'과 '건설 계속'의 각 결정에 대한 국민의당 부산시당의 향후 대책은 무엇인가?

배준현 위원장 : 지난 대선 때 안철수 대표의 입장은 전면 백지화가 아니고 전면 재검토였다. 민주당이 전면 백지화였다. 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은 전면 백지화이다. 아직 이같은 내용에 대해서 부산시당의 당론을 정한 적은 없다. 중앙당도 당론을 정하진 않았다. 하지만 23일 전까지는 우리 시당의 당론을 정할 것이다. 결정이 나면 23일 집회에서부터 적극 결합할 계획이다. 작년 8, 9월경 강도 5.8 지진 발생 이후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전기료인상 등의 변수는 있으나 부산시민 330만 명의 생명과 안전이 우선이다. 궁극적으로는 탈원전, 신제생에너지 개발을 준비하는 게 근본적인 답이다.

프레시안 : 최근 들어 부산은 연이은 고독사와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학교 내 성추행 파문 등 다양한 사회문제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같은 사회문제들이 유독 부산에서 많이 발생하는 이유와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배준현 위원장 : 고독사가 대체로 일어나는 곳이 원도심, 사상, 사하구 등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곳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 이것은 부산의 노인 인구가 늘어나는 것과 관계가 돼 있고 이것은 경제문제로 풀이된다. 대책으로는 이미 부산시에서도 하고 있겠지만 노인복지에 대해서 예산을 많이 지원해야 된다. 사회복지사 공무원들이 사실상 그 지역에 있는 모든 노인들을 돌보는 것은 힘들다.

학교 폭력 역시 학교 내에 학내폭력 상담사, 관리사 등을 1명씩 배치한다면 일자리 창출도 된다. 이들이 학교에 상주하면서 지속적인 학생들과의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 결국 예산의 문제인데 부산시에서는 과지출되는 다른 예산을 줄여 사회 문제에 대한 예산을 늘려야 한다. 예를 들면 부산 대중교통 버스업체에 들어가는 예산만 조사해보면 매년 수천억이 들어간다. 그전까지 들어가지 않던 예산이 들어가면서 버스업체의 자본만 좋아졌다. 이같은 예산만 줄인다면 충분히 고독사와 학교폭력 예방에 예산을 투입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부산시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학교 폭력을 없애기 위한 교육과 대책을 확대해야 한다.

프레시안 : 부산은 최근 1년 동안 '엘시티 비리 사건'를 비롯한 공무원 금품비리, 횡령 등의 대형 비리사건들이 밝혀지고 있다. 이같은 부정부패와 비리 같은 문제점들이 부산시에 왜 생기고 있는지, 이에 대한 대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배준현 위원장 : 부산 지방자치의 현실은 시장, 구청장, 대부분의 시의원이 전부 자유한국당이다. 이같은 구조는 부산시의 행정에 대해 시의회의 감시·감독 역할을 제대로 못 하게 만들고 있다. 의원 숫자가 비슷해야 견제하고 감시할 수 있다. 이같은 연결고리를 끊어줄 수 있는 방법은 국민들이 세력을 만들어줘야 된다.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시의회에서도 다당제 구도를 만들어 견제와 균형, 감시를 철저히 할 수 있는 지방의원과 자치단체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엘시티 비리와 같은 문제는 특검을 반드시 진행해야 된다. 건설업자의 특징이 힘 있는 야당과 여당의 양다리를 거치는 게 특징이다. 또 건설계통 공무원들이 결탁이 돼 있다. 이런 부분의 근본적인 뿌리를 뽑을려면 부서 물갈이를 해야 된다. 업무미숙과 같은 지적이 있을 순 있지만 이미 업무 시스템은 구축이 다 돼 있고 직원들의 인수인계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업무에는 지장이 없다.


▲ 국민의당 부산시당 배준현 위원장. ⓒ프레시안(박호경)

프레시안 : 올해 부산경제 상황은 중소기업의 성장으로 상승세를 타는 듯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체감하는 경기와 물가는 여전히 시민들의 지갑에 부담을 주고 있다. 또 이번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부산 경제는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대해 국민의당 차원에서 세운 대책이 있는가?

배준현 위원장 : 결국 사드문제로 인해 중국관광객이 대거 줄어든 것이 문제다. 실제로 중국과의 사드문제로 인해 한국인도 중국보다는 일본으로 관광을 가는 상황이 됐다. 또 중국관광객이 주된 부산시 관광수입원이었다는 것부터도 문제가 된다. 부산시는 중국관광객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타국으로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부산시가 앞장서서 타국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부산시의 다양한 관광자원 개발, 경주 등 인근 관광지와의 연계주도, 민관합동 관광 홍보 TF팀을 구성하는 등 좀 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프레시안 :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정의당 등 야당들과 연대할 계획이 있는가?

배준현 위원장 : 국민의당 중앙당에서는 누구랑 연대하자는 입장은 없다. 하지만 부산시당의 입장은 내년 지방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바른정당과는 후보연대나 정책연대를 생각 중이다. 지금의 민주당은 지지도가 높아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에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정의당을 만나서 후보연대를 한다면 충분히 3파전으로 해볼 만 하다. 합당과 상관없이 비공식적으로 소통하고 준비하고 있다.

프레시안 : 국민의당 시당 위원장으로서 부산지역에서 차후 지지율 향상을 위한 계획과 시민들에게 못다 한 이야기가 있는가?

배준현 위원장 : 국민의당이 창당된 지 이제 1년 6개월 됐다. 아직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국민들 스스로도 양강체제에 대한 거부감이나 3강 체제에 대한 기대감도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국민의당이 생김으로서 국회에서 정당들이 싸우는 것보다 제대로 일이 돌아가게끔 만들고 있다. "국회가 일하는 국회로 돌아서구나"라고 국민들이 많이 느끼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는 중요한 기점이다. 국민의당이 다소 미숙한 점, 부족한 점이 있었으나 국민의당이 좀 더 열심히 민생을 챙기고 국민들의 편에 서서 최선을 다하겠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좋은 정책으로 좋은 후보발굴로 꼭 보답해 드리겠다.

[취재] 김진흥 박호경 홍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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