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성평등 의식 보통보다 떨어져"

강월구 "매우 씁쓸…트랜스젠더 희화화 성차별적 발언"

지난 19일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마련한 '여성정책 혁신 토론회'에서 홍준표 대표가 "젠더가 뭐냐"고 물어 논란이 일었던 데 대해, 당시 토론회 주제 발표를 맡아 홍 대표를 면전에서 질타했던 강월구 전 여성인권진흥원장(현 강릉원주대 초빙교수)이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추가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강 전 원장은 21일 평화방송(CP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홍 대표의 말을 듣고 매우 씁쓸했다"며 "특히 '젠더는 모르는데 내가 트랜스젠더는 안다'고 얘기한 것이 사실은 엄연한 성차별적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홍 대표는 19일 토론회 당시 "젠더 폭력이라고 하는 게 선뜻 이해가 안 간다", "처음 듣는 말"이라고 한 데 이어 "제가 트랜스젠더라는 말은 많이 들었는데 젠더란 말을 따로 단어로는 오늘 처음 찾아봤다"고 했었다. (☞관련 기사 : 홍준표 '인권 감수성' 탄로 "젠더가 뭐에요?")

강 전 원장은 이에 대해 "그런 의미에서 트랜스젠더를 얘기한 것은 트랜스젠더를 희화화한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성소수자에 대한 폄하"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른바 '돼지발정제' 사건이나 '이대 계집애' 등 자신의 과거 언행에 대해 홍 대표가 "경상도 사투리로 말하면 말이 투박하다. (그래서) 경상도에서는 문제가 안 되는 발언이 전국, 서울 기준으로 하면 아주 이상한 발언이 된다"고 한 데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그것을 '영남 지방의 표현'으로 했다고 얘기하시는 것도 저는 참 불편하게 듣고 있다"며 "특정 지역을 거론하면서 그 쪽의 언어가 그렇다고 하는 것도 상당히 문제가 많이 되는 발언"이라고 했다.

그는 "성 평등 의식 수준이 보통 분들보다도 조금 더 떨어지는 건 아닌가, 저는 그런 생각을 해봤다"고 홍 대표에게 직격탄을 쏘았다.

한편 토론회 당시 류석춘 한국당 혁신위원장(연세대 교수)이 "우리 사회는 오히려 성 평등을 넘어 여성 우월적 지위까지 가지 않았나 하는 사회가 됐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강 전 원장은 "혁신을 하시겠다고 (한국당에) 들어가신 위원장께서 그런 발언을 하는 것을 보고 참 할 말을 잃었다"며 "좀 어이가 없더라"고 쏘아붙였다.

다만 그는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대표적인 야당에서 그래도 문제가 있다고 해서 토크 콘서트를 했다는 것 자체에 희망을 좀 가져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2015년 11월 발표한 성 격차 지수에서 세계 145개국 중 115위"라며 "경제는 세계 11위인데, 성 인식 수준과는 간극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젠더 감수성을 높이는 것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그게 데이트 폭력이나 여성혐오, 젠더 폭력을 없애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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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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