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추가 발견...맥도날드 '계란 품목' 판매 중단

일파만파 '살충제 계란'... 진화 나선 청와대

'살충제 계란' 파동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강원 철원, 경기 양주에서 추가로 '살충제 계란'이 검출됐다. 살충제 계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맥도날드 등 패스트푸드점에서는 관련 제품의 판매를 중단했고 서울교육청 등에서도 학교 급식에 계란 사용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6일 '살충제 전수조사 1차 결과'를 발표하며 "20만 수 이상 대규모 농가를 포함한 243 농가를 검사한 결과, 241 농가가 적합 판정을 받고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양주 농가 총 2곳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살충제 계란이 발견된 지역은 경기 광주·남양주와 함께 모두 4곳이 됐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철원의 A농가는 산란계 5만5000수를 사육하고 있으며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1kg당 0.056mg이 검출됐다. 피프로닐의 허용 기준치는 0.02mg이다.

또한 부적합 판정을 받은 양주의 B농장(2만3000수 사육)에서는 '살충제 비펜트린 성분'이 1kg당 0.07mg 검출됐다. 농장에서 검출된 비펜트린은 살충제로 사용이 허가된 물질이지만 이곳 계란에서는 국내 허용 기준인 0.01㎎/㎏의 7배에 달하는 양이 검출됐다.

A농장에서 검출된 피프로닐은 유럽 살충제 계란 파동을 일으킨 독성 물질로, 앞서 지난 14일 경기 남양주시 마리농장에서도 검출됐다. A농장 계란에서는 남양주시 마리농장(0.0363㎎/㎏)보다 훨씬 많은 0.056㎎/㎏의 피프로닐이 검출됐다. 국제식품규격인 코덱스의 피프로닐 기준치 0.02㎎/㎏보다 2배 이상 높은 양이다.

농식품부는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들을 식약처와 지자체에 통보하고 이들 농가의 생산∙유통 달걀에 대해 유통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다.

이날까지 정부는 총 1456곳 산란계 농가 중 16%에 해당하는 243곳에 대한 검사를 완료했다. 앞으로 1200여곳에 대한 검사가 남은 만큼 '살충제 계란' 농가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부는 살충제가 검출된 농가들을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유통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다.

맥도날드, 계란 포함 품목 판매 중단

상황이 악화되면서 계란을 사용하는 업계에서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정부의 전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계란이 들어간 제품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시 판매 중단 제품은 맥머핀 종류 중 계란이 포함된 품목 전부와 시니니처 버거 중 '골든 에그 치즈버거'다.

버거킹도 계란이 포함된 모닝메뉴 제품을 이날부터 팔지 않기로 했다. '에그 크루아상 세트'와 '에그 크루아상 콤보'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리아는 계란이 직접적으로 들어간 제품이 없어 별도로 판매를 중단하는 품목은 없다. 다만 엔젤리너스의 에그 샌드위치를 이날부터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서울교육청과 부산교육청도 학교급식에 계란류 사용 중지를 긴급히 일선 학교에 요청하기로 했다. 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전수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학교급식에 달걀 사용을 중단토록 한 뒤 결과에 따라 후속 조처를 마련할 계획이다. 다른 시·도 교육청과 교육부도 관련 대책을 마련 중이다.

문재인 "총리가 범정부적으로 필요한 모든 조치 취해 달라"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낙연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살충제 계란’ 사태 관련 "이번 건의 주무부처가 농림식품부와 식약처로 이원화 돼, 중복발표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총리가 범정부적으로 종합관리 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전수조사 결과를 국민에게 소상하게 알리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 달라”고 지시했다고 이날 박수현 청와대 대벼인이 밝혔다.

당정청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한 시간 반가량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살충제 계란' 파동과 관련해 기준치 초과 여부와 관계없이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모든 계란을 회수해 폐기하기로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 자리에서 "오늘 아침 통계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인 산란계 농장 1239개 중 245개 조사가 끝났는데 4개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4개 중 2개는 문제의 살충제가 검출된 거고 2개는 사용 가능한 농약이 검출됐는데 허용량이 초과된 경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늦어도 모레까지 문제가 있는 건 전부 폐기하고 나머지는 시중에 전량 유통하겠다. 이미 오늘 부로 25% 정도가 문제 없음으로 판명돼 시중에 계란이 유통되고 있다"면서 "모레에는 100% 유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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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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