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 288명 "박기영 임명, 과학계에 대한 전면 모독"

청와대 "유념해서 지켜보고 있다"

서울대 교수들이 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자연대와 의대 교수 등을 중심으로 한 발기인 32명은 전날부터 박 본부장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을 받고 있으며 11일 오전까지 교수 288명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교수들은 이날 발표한 '과학기술혁신 본부장직에서 즉시 물러나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박 본부장은 2005년 황우석 사태가 발생했을 당시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으로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위치에 있었지만 반성하거나 사죄한 적이 없었다"고 했다.

또한 "만약 박 교수가 자리를 지킨다면 이는 황우석과 그 비호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황우석 사태 이후 한국의 대학 사회, 학문 사회가 연구 윤리를 정립하기 위해 기울여온 노력을 송두리째 무시하는 것이며 한국 과학계에 대한 전면적인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박 본부장은 황우석 연구의 문제를 알면서도 화려한 실적과 개인의 영달만을 추구한 양심 없는 과학자이거나 잘못이 무엇인지 깨닫지도 못할 만큼 실력 없는 과학자이거나 둘 중 하나"라며 "이런 인물에게 새 정부의 과학기술정책과 20조에 달하는 연구개발비의 집행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길 수 없다"고 밝혔다.

성명서 발기인에는 황우석 사태 당시 서울대 연구처장이었던 자연대 노정혜 교수, 현 정부 국정기획자문위원인 의대 호원경 교수, 수의대 학장 우희종 교수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오는 14일 오전 10시 30분까지 서명을 받은 뒤 최종 참여 명단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대에 이어 고려대 교수의회도 박기영 교수 같은 '적폐 인물'을, '적폐 청산'을 구호로 내세운 정권에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임명한 것은 과학인 전체를 능멸하는 처사라고 지적하며 사퇴 촉구 서명 운동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반발 기류 확산에 청와대 관계자는 "어제 대통령이 인사권자 입장에서 국민들께 말씀을 드린 만큼, 오늘 상황을 더 지켜보고 과학기술계 어떻게 말하는지 지켜봐야겠기에 오늘은 일단 유념해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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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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