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1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공약 한발 물러서

최종 확정 이달 말로 미뤄... 국어, 수학 절대평가 여부 핵심

올해 중학교 3학년 학생이 보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이 발표됐다. 일단 제2외국어와 한문도 절대평가 대상에 포함함을 비롯해, 절대평가 과목을 확대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을 주장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여론 부담에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10일 교육부는 2021 수능 개편안을 크게 두 가지로 내고 네 차례 공청회를 거쳐 세부 개편 방안은 이달 31일 확정한다고 밝혔다.

여론 초미의 관심사였던 절대평가 도입 범위는 공청회 이후로 미뤘다. 교육부는 전체 일곱 과목 중 네 과목(영어, 한국사, 통합사회·통합과학, 제2외국어/한문)만 절대평가로 시행하는 방안과 전 과목 절대평가(기존 네 과목에 국어, 수학, 선택 포함)를 실시하는 두 가지 방안을 동시에 놓고, 공청회 이후 최종 확정키로 했다.

영어와 한국사는 이미 절대평가가 확정된 마당인 데다, 당초 전 과목 절대평가가 아니면 절대평가 도입 취지가 흐려진다던 김 부총리의 입장을 고려하면 이번 발표는 여론 부담을 고려해 한발 물러선 결과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은 셈이다.

특히 사교육 문제의 핵심인 국어와 수학이 절대평가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도 있어, 상황에 따라 문재인 정부는 공약 이행 여부를 놓고 큰 정치적 부담을 안을 가능성도 있다. 김상곤 부총리는 문재인 캠프 교육 공약 설계자로 손꼽혀 왔다.

대입이 우리 사회에 워낙 민감한 주제인 만큼, 공약 포기 부담에도 여론을 그만큼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그간 청와대와 여당에서도 수능 절대평가 공약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러 차례 나왔다.

▲2021 수능 개편안 개괄. ⓒ교육부


교육부는 또 끊이지 않고 논란이 된 수능-EBS 연계방침 개선안도 ▲연계율 축소·폐지 ▲연계율 유지-연계방식 개선의 두 가지 안을 제시해 공청회 이후로 결정을 미뤘다.

수능-EBS 연계는 사교육비 경감을 목표로 지난 2011학년도 수능부터 도입됐다. 이에 따라 현재 수능 문제의 70%는 EBS 교재를 바탕으로 출시된다. 하지만, 도입 효과가 없고 학생 창의력을 평가한다는 수능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됐다.

통합사회·통합과학 과목이 신설된다는 건 새로운 개편 시안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통합사회는 "학생들의 삶에서 중요하게 다뤄야 할 주제를 산정해 각각의 주제에 관해 시간적·공간적, 사회적·윤리적 측면에서 다각도로 사고할 수 있도록 개발한 과목"이다. 크게 '삶의 이해와 환경' '인간과 공동체' '사회 변화와 공존'의 주제로 나뉜다.

통합과학은 "자연현상에 대한 핵심개념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통합을 통해 융복합적 사고력 신장이 가능하도록 구성한 과목"이다. 크게 '물질과 규칙성' '시스템과 상호작용' '변화와 다양성' '환경과 에너지'의 네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이 같은 수준의 설명으로는 구체적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워 해당 과목이 어떤 형식과 취지를 가졌는지에 관해서는 알 수 없다. 앞으로 구체적 문항이 나와야 교육부 의도를 해석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에 따라 사교육 자극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더구나 통합사회·통합과학은 학교 현장에서 별개로 가르치는 과목이고, 신설 과목이어서 수험생 부담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될 수 있다.

다만 교육부는 "통합사회·통합과학은 기존 중학교 수준의 내용 60%, 고교 1학년 수준의 내용 40%로 구성된 데다 절대평가 대상"이라며 수험생 학습 부담이 크지 않으리라는 입장이다.

한편 교육부는 2021 수능이 2015 교육과정상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에서 출제되고, '성공적인 직업생활' 한 과목이 통합 출제된다고도 설명했다.

▲김상곤 부총리가 주도한 수능 절대평가제 도입안에서 정부가 한 발 물러섰다. ⓒ경기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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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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