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비호 박기영 임명은 이공계의 재앙"

공공연구노조 "개혁 대상을 개혁 주체에 임명? 자진 사퇴해야"

청와대가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의 핵심 책임자인 박기영 순천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임명하자, 정치권·학계·언론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학수 전 문화방송(MBC) <피디수첩> PD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기영 본부장에 대해 "나는 왜 문재인 정부가 이런 인물을 중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한국 과학계의 슬픔이며, 피땀 흘려 분투하는 이공계의 연구자들에게 재앙"이라고 적었다. 한학수 전 PD는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을 다룬 영화 <제보자>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관련 기사 : '황우석 사태' 핵심 인물, 문재인 정부서 날개짓)

한학수 PD는 박기영 본부장이 "황금박쥐(황우석, 김병준, 박기영, 진대제)의 일원으로 황우석 교수를 적극적으로 비호했던 인물, 노무현 대통령의 눈과 귀가 되었어야 할 임무를 망각하고 오히려 더 진실을 가려 참여정부의 몰락에 일조했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양순필 수석부대변인은 8일 논평을 내어 "박기영 교수가 본부장에 임명된 과학기술혁신본부는 국가 연구개발 사업에 대한 예산 심의와 조정 권한을 갖는 과학정책 컨트롤타워로 꼽힌다"며 "박 본부장의 부적절한 과거 행적으로 볼 때 과연 그가 이런 역할을 수행할 자격이 있는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양순필 수석부대변인은 "박기영 본부장은 논문 조작과 난자 매매 등 연구 윤리 위반으로 국제적 망신을 안긴 황우석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인물로, 황우석 전 교수에게 연구 예산을 지원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박기영 본부장을 중용해 황우석 교수에게 면죄부라도 줄 셈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내어 "과학기술 혁신을 진두지휘할 자리에 연구 윤리와 연구비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인사를 앉히는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진정 촛불 민심에 따라 적폐 청산과 혁신을 하려고 하는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으로 근무하던 박기영 본부장은 '황우석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태' 당시 논문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연구에는 기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황우석 전 교수로부터 전공과 관련 없는 연구를 맡으며 연구비 2억5000만 원을 받아 논란이 됐다.

민주노총 공공연구노조도 8일 ‘한국 과학기술의 부고를 띄운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청와대에 박기영 본부장에 대한 임명 철회를, 박기영 본부장 본인에게는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공공연구노조는 "개혁의 대상인 자를 개혁의 주체에 임명했다"며 "박기영 본부장은 연구 부정 행위를 저지르고 연구 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했으며, 자신의 잘못에 대해 일말의 책임감도 반성이나 사과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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