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 시각) 미국 주간지 <타임>은 그레그 전 대사가 노만 펄스타인 전 <타임> 편집국장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들과 협상할 수 없고, 그들과 이야기하지 않으면 그들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북미 간 직접 대화를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적절한 환경"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전제 조건 없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 바로 그렇게 할 때"라고 덧붙였다.
그레그 전 대사는 북한과 협상하는 것이 그들의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이 된다는 워싱턴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재는 (북핵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없고 북한을 더욱 극단적이고 완고하게 만들어가고 있다"며 대북 제재에 반대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북한을 다루는 것이 어렵고 좌절감을 줄 수 있다"면서도 "북한은 자살행위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북한의 지도자는 실용주의자"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똑똑하고 거칠고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이라며 "비록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을 버릴지는 알 수 없지만 핵 확산이 더 큰 문제다. 파키스탄의 핵무기와 중동에서의 전쟁이 북한보다 더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진단했다.
<타임>은 그레그 전 대사의 이러한 관점이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발사와 핵 무기 팽창에 대응하기 위해 좀 더 많은 제제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및 미국 의회의 입장과는 다르지만, 그가 새로운 동맹을 찾아냈다고 전했다.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다.
<타임>은 그레그 전 대사가 남북관계를 유연하게 이끌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 정책'을 연상케하는 문 대통령의 대북 접근법을 지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워싱턴에서 "북한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있으면서도 북한과 협상에 열려있는 자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기가 매우 힘들다"면서 본인이 북한을 방문한 이후 백악관과 국무부 관료들에게 글을 쓰거나 직접 만남을 통해 북한과 대화를 설득했지만 꾸준히 거절 또는 무시를 당해왔다고 토로했다.
그는 미국의 정계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면서 전쟁을 끝내는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꾸준히 설득해왔다고 말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뿐만 아니라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도 꾸준히 거론됐던 이른바 '중국 역할론'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의 군사적인 야망을 억제할 것이라고 믿는 것 자체가 순진한 생각이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그레그 전 대사는 "중국의 더 큰 걱정은 통일된 한국"이라면서 중국은 남한 부근에 미군이 주둔하는 것을 꾸준히 반대해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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