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보하는 바른정당…유승민표 대선 공약 뒤집기

김무성 등 "탈핵은 독재적 발상…전기는 어디서 만드나?"

바른정당이 정부의 탈핵 정책을 두고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유승민 의원은 대선 후보 시절 '원전 축소' 공약을 냈지만, 같은 당 김무성 의원 등은 정반대 행보를 보이면서다.

12일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원전 거짓과 진실, 성급한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이라는 주제로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의 탈핵 정책에 대해 "잘못된 신념을 바탕으로 한 독재적 발상으로, 꼭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의원은 "임기가 불과 5년에 불과한 대통령이 원전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의 잘못된 조력을 받아들여 말 한마디로 신고리 5, 6호기 공사를 중단시킨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김무성 의원은 "제가 아는 원자력 발전은 가장 청정한 발전 방식으로 탄소 배출이 거의 없어 가장 친환경적이고 5중, 6중의 안전 장치가 구비돼 안전하며 가장 저렴하다"며 "원전이 악이라고 선동하는 것을 보면 과거 광우병 사태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반대 시위를 주도한 사람들을 생각나게 한다"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김무성 의원은 대표적인 '핵발전소 예찬론자'다. 2015년 국정감사에서는 김무성 의원 사돈 업체가 '원전 비리'에 걸렸지만,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한국수력원자력에 계속 핵발전소 부품을 제공한다는 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관련 기사 : "김무성 사돈업체 비리에 눈 감은 한수원·경찰?")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원전을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식은 잘못됐다"면서 김무성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문제는 바른정당 의원들의 이러한 주장이 바른정당 대선 공약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이다. 바른정당은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핵발전소의 점진적 축소를 목표로 신에너지 정책을 세우겠다는 공약을 냈다.

바른정당 유승민 당시 대선 후보는 지난 4월 "제가 대통령이 되면 아직 건설에 착수하지 않은 신규 원전 계획 자체를 중지시키겠다"며 "신고리 5, 6호기 같이 아직 공사 진도가 많이 나가지 않는 것은 반드시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두고도 유승민 후보는 다른 입장이었다. 유 후보는 "후쿠시마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원전이 밀집해 있다보니 한 번의 사고에 대재앙이 발생한다"며 "경주 지진 이후 많은 보수 정치인들도 원전 문제는 안전의 측면에서 심각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바른정당 이혜훈 신임 당 대표는 "바른정당은 원전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 저희 대선 공약도 그랬다"면서도 "그런데 이렇게 하루아침에 끊겠다고 하면 전기는 어디서 만드나"라는 애매한 입장을 냈다.

이혜훈 대표는 이날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에서 '정부의 탈핵 에너지 정책과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렇게 말하면서도 "당장 원전을 중단하면 전기를 제대로 쓸 수 있나?"라고 반문하며 주호영 원내대표, 김무성 의원과 보조를 같이 했다.

이혜훈 대표는 "(탈원전 정책은) 전문가들이 결정해야 하는데, 전문성도 없는 시민이 모여 결정하면 온 국민이 피해를 입는다"며 "신재생 에너지를 하면 전기료가 몇 배로 오를지 모른다"고 말했다. '원전 축소라는 대선 공약은 유효하지만, 지금 정부 방식은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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