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의장 "정부여당이 협치에 큰 책임" 작심 발언

文대통령 "국내 정치 그대로 멈춰 서 있다" 우회 반박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임명 여부를 둘러싼 여야 대치로 멈춰선 국회 상황과 관련해 정세균 국회의장이 문재인 대통령 면전에서 협치를 강조하는 '작심 발언'으로 정부여당의 대승적 양보를 주문했다.

정 의장은 12일 문 대통령이 정상외교 성과 보고차 5부요인을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에서 '한 말씀 하라'는 임종석 비서실장의 권유에 "한 말씀보다는 긴 말씀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며 운을 뗐다.

문 대통령의 정상외교 복원에 대한 덕담을 건넨 정 의장은 곧바로 "지금 우리 정치권의 핵심 키워드는 협치인데, 협치라고 하는 것이 먼저 손을 내밀고 와 달라고 하는 것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먼저 배려하고 양보하는 것이 협치"라며 "정부나 국회, 여당, 야당이 협치의 본질에 대해서 한번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정 의장은 특히 "여든 야든 국회를 멈출 권한이 없다"면서 "여당은 여당대로, 야당은 야당대로 입장이 있겠지만 국민들 눈높이에서 보면 시시비비를 따지기 이전에 정부 여당이 그래도 조금 더 큰 책임으로 국회가 원만하게 돌아가도록 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의도를 바라보거나 정치를 보면 국민들의 마음이 다시 타들어가지 않을까 정말 책임이 크다"며 "협치의 물꼬를 터야 국민들이 시원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또한 "누가 먼저라기보다는, 협치의 물꼬를 트는 측을 국민들은 더 존중하고, 평가할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고 사실상 문 대통령과 여권의 대승적인 양보를 주문했다.

정 의장의 이 같은 주문에 문 대통령은 "(해외에서) 엄청난 시간을 보낸 것 같은데, 이제 국내에 들어오니까 국내에 전혀 뭐…"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은 뒤 "국회나 정치 상황이 딱 그대로 멈춰 서 있다"고 여야 정치권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재작년에 세계경제 성장률이 3.1%였는데 작년에는 3.5%로 늘었고 금년에는 3.6%정도로 예상한다"며 "이 성장의 흐름을 살리기 위해서 각국이 최대한 노력해야 된다. (각국 정상들이) 재정의 역할을 상당히 강조는 걸 보면 이제 우리가 추경을 하겠다는 것과 방향은 맞는 것 같다"고 추가경정예산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가 교착 정국 타개를 위해 야당과 협상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 역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선 야당이 반대하는 조대엽, 송영무 후보자 가운데 한 명을 여당이 양보하는 대신, 추경과 정부조직법 개정 등 국회 일정을 정상화시키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명을 양보하면 받는다거나 이런 것을 의견으로 정리해 본 적이 없다"고 잘랐다.

이 관계자는 "우 원내대표가 시간을 달라고 했으니 어떻게 협상해 오는지를 보고 또 협의를 해야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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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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