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스파이서 대변인은 20일(이하 현지 시각)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만날 '적절한 조건'을 이야기했다"며 "확실히 그러한 조건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1일 <블룸버그> 통신과 인터뷰에서 "내가 그를(김정은)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나는 기꺼이, 전적으로 그렇게 할 것"이라며 "다시 말해 적절한 환경 하에 있다면 나는 그렇게(김정은과 대화)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웜비어의 사망으로 북한에 유엔이나 다른 방식을 통해 보복성 제재를 가할 것이냐는 질문에 스파이서 대변인은 "우리는 이미 북한에 강력한 정치‧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이를 실시할 것"이라고 답했다.
오는 21일로 예정돼있는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 북한과 관련한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느냐는 질문에 스파이서 대변인은 "중국은 북한 문제를 푸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우리는 중국과 계속 좋은 관계를 가져가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지난 5개월 동안 중국과 긍정적인 움직임을 가져왔다"면서 "북한의 이런 행동과 정권을 바꾸기 위해 중국과 함께 북한에 적절한 압력을 가할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지난달 확정한 북핵 4대 기조에서 언급했던 '북한의 레짐 체인지(정권교체)를 추진하지 않는다'는 입장과는 완전이 대조되는 발언이다. 스파이서 대변인이 답변 과정에서 과도하게 언급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백악관이 '북한 정권교체'를 재언급할 정도로 웜비어의 사망으로 미국 내 대북 분위기가 이전보다 악화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 이후 웜비어의 사망에 대해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치욕스러운 일"이라면서 "웜비어를 더 일찍 데려왔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라고 말해 전임 정부가 웜비어의 송환 노력을 게을리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은 본인이 대통령으로 재임했을 당시 억류자들의 송환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변인인 네드 프라이스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오바마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외국에서 억류된 미국인들의 석방"이었다면서 "이런 노력은 오바마 정부 기간 동안 북한에 억류돼있던 최소 10명의 미국인이 석방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웜비어가 이들 10명에 포함돼있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웜비어 석방을 위해 우리는 계속 노력했고 임기 말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밝혔다. 웜비어는 오바마 정부 마지막 해인 지난해 1월 북한에 억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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