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접견실에서 니카이 특사를 만나 환담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니카이 특사가 전해준 아베 신조 총리의 친서를 읽어보고 "아베 총리께서 위안부 합의 문제에 대해 친서에 담아줬는데, 이 문제에 대해 한국 국민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게 솔직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히 "당자사인 위안부 할머니들이 이 문제를 못 받아들이는 현실을 한일 양국이 직시할 필요가 있다"면서 "(위안부 문제를 푸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함께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양국이 위안부 문제로 인해 다른 문제의 발전을 가로막는 길로 나가서는 안 된다"며 "역사 문제는 역사 문제대로 지혜를 모으고, 다른 문제는 그대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말을 아베 총리에게 전해달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대북 정책'에서도 이견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를 위해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는 아베 총리의 말씀에 공감하지만, 압박과 제재만으로 북한 핵 문제가 끝날 게 아니기 때문에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야 완전한 핵 폐기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래서 한편으로는 강력한 압박과 제재를 가해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함께 도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북한 핵 상황 전개에 대해 미국, 일본과 긴밀히 협의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 간 관계도 '셔틀 외교'가 회복되는 단계로까지 협력하고, 민간 교류가 확대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아베 총리를 G20 정상회담에서 만나기 희망하고, 빠른 시간 내에 양국 간 정상회담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니카이 특사는 "대통령 말씀에 공감한다. 함께 노력하자"며 "자민당이 일본 의회 내 의석 과반 이상을 차지하므로 오늘 문재인 대통령과 나눈 얘기를 실현할 수 있도록 책임있게 노력해가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한일 관계를 불편하게 하고 발목 잡는 게 역사 문제인데, 지혜를 모으면 양국 관계가 더 빨리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위안부 합의 문제' 언급에 대해 니카이 특사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대체로 공감한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