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사드 환경영향평가 철저히…배치 시간 더 걸릴듯"

이틀 일정 방미…"국방부 사드 보고 누락 큰 잘못…반드시 시정"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1일(현지 시각)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완료하기에 앞서 사전 환경영향평가를 철저히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또 환경평가를 하게 되면 사드 배치 완료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틀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한 정 실장은 이날 오전 미국 버지니아 주 덜레스 국제공항 입국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환경영향평가를 철저하게 하려면 우리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방한한 민주당 딕 더빈 상원의원(일리노이)을 면담한 자리에서 "사드 배치 필요성과는 달리 절차적 문제, 민주적 정당성, 투명성이 결여됐기 때문에 많은 국민이 의혹을 갖고 있어 이를 해소해줘야겠다"면서 "사드 배치와 관련해 주변 환경평가 철저히 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가 강하다"고 말했다고 정 실장은 전했다.

그는 그러나 미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 간사인 더빈 의원이 문 대통령에게 "한국이 사드를 원하지 않으면 (사드 비용) 9억 2300만 달러(약 1조 300억 원)를 다른 곳에 쓸 수 있다"며 배치 철회가 가능하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연합뉴스>에 전한 데 대해서는 "그렇게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는 또 "더빈 의원은 최근 의회에서 사드 예산 관련 논의가 있는데 한국에서 그렇게 반대여론이 있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통령 생각은 어떠냐고 물어봤다"면서 "더빈 의원은 자기도 환경영향평가는 철저히 법적 절차에 따라 다뤄져야 한다는 데 같은 생각이고, 한국민들이 국회 통해 결정한다면 그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국방부가 보관용 사드 발사대 4기의 반입 사실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공식으로 보고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그런 중요한 보고를 고의든 실수든 누락한 것은 크게 잘못됐다"면서 "이건 반드시 시정해야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자신과의 오찬 회동에서조차 미사일 4기 반입 사실을 사실상 부인했다는 본인의 주장에 한 장관이 "뉘앙스 차이"라며 큰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설명한 데 대해서는 "그 문제는 조사하고 있고, 되풀이할 필요는 없다. 국민소통수석이 설명한 이상 말하긴 그렇다"고만 했다.

다만 그는 "3월 9일 발사대 2기가 들어올 때는 반입 장면 영상까지 보여주며 공개하고, 나머지 4기가 들어온 것은 보안사항이라며 공개 안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그런 사실을 차기 정부에 빨리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일이 절대 되풀이돼선 안 된다"며 국방부를 비판했다.

아울러 "4기가 한국 영토 내에 반입돼 있었다는 사실을 (대통령이) 알고 이 사드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할 사람들이 그걸 누락했다는 것은 큰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1개 사드 포대가 발사대 6기로 구성되는 만큼 나머지 4기도 당연히 국내에 반입된 것으로 이해돼야 한다는 자유한국당 등의 주장에 대해서는 "당연히 들어와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6기가) 한 세트로 돼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나, 나를 포함한 대부분 국민은 6기 중 2기만 실전 배치되고, 나머지 4기는 추후 반입될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 밖에 정 실장은 이번 방미의 목적에 대해 "주목적은 6월 하순 대통령 방미를 위한 것"이라며 "사드가 얼마나 얘기될지는 모르지만, 대통령 일정 확정, 정상회담서 논의될 의제가 주된 논의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사드 보고 누락 문제도 주요 의제에 오르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미국 측에서도 이것은 우리 내부 문제이고, 한미 동맹에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 알고 있기에, 여기에서 크게 거론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날 카운터파트인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만나 한미 동맹과 북핵 대응 문제 등 양국 간 외교 안보 현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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