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국민의당 사드 찬성 당론, 재검토 필요"

"文대통령, 국회 논의 하겠다 했는데 '형식적' 우려, 유감"

문재인 대통령의 '발사대 4기 추가 도입' 진상조사 지시로 급부상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에 대해, 지난 대선 기간 '찬성'으로 당론을 변경했던 국민의당 내에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천정배 의원은 1일 평화방송(C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봤고, 지금도 그렇다"며 "대선이라는 비상 국면에서 당시 우리 당 대선후보(안철수)가 사드 찬성으로 당론을 바꿨는데, 사실 그때 당내 논의가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선거 국면이기 때문에 분란을 일으킬 수 없었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선거도 끝났고, 당초에 당내 논의도 충분치 않았다"고 재논의 필요성을 거론하며 "당초는 신중한 반대였지만 사드 반대가 당론이었다. 그 점에 관해 (당론을) 바꾸려는 논의는 새롭게 더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진행자가 '사드 찬성 당론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냐'고 재확인하자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국민의당은 사드 문제와 관련, 논의 초기였던 지난해 여름부터 국회 비준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사실상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유지해 오다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올해 1월부터 안철수 당시 대선후보 주도로 '찬성'으로 돌아섰었다.

천 의원은 전날 문 대통령이 딕 더빈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와 만나 "기존의 결정을 바꾸려거나, 미국에 다른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 "대통령이 입장을 이미 정리했다면 사실 난감하다"며 "문 대통령의 입장 표명에 따라서, 새로이 좀 더 (당론이나 당의 입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내부에서 논의를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말이 사드 배치 자체는 기정사실화한 것 아니냐는 맥락에서다.

천 의원은 "대통령이라 하더라도 전임 대통령 시절에 혈맹인 미국과 이미 합의하고 결정한 일을 되돌리기 쉽지 않다는 점에 관해서는 인정하지만, 동시에 이 문제는 중국과 같은 다른 열강과 관련된 문제이고 우리 외교안보의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이 점에 관해서는 앞으로 국민적 토론이 더 있어야 되는데, (대통령 입장을) 이해를 하면서도 좀 실망스러운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을 향해 "그동안 분명히 '국회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었지 않느냐"며 "(이미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한 것이라면) 국회 논의라는 것은 그냥 사후에, 이미 버스는 떠났는데 형식적으로 거치겠다는 것밖에 안 되지 않겠느냐. 국내 논의나 협치라는 측면에서 보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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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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