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끝장토론' 사흘째인 24일 오후에는 엉뚱하게 '미디어법' 문제로 친이와 친박이 격돌했다.
"어느 당론은 지켜야 되고 어느 건 쉽게 수정해도 되나"
친이 진영의 핵심인 정두언 의원이 "지난 이야기지만 미디어법 개정 과정을 한 번 복기해 보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정 의원은 "우리가 당론으로 미디어법 개정을 정했는데 야당이 표결을 거부해 상정조차 못하는 지리한 공방이 벌어졌고 친이, 친박 할 것 없이 야당을 향해 '절충하고 표결에 응하라'고 주장했었다"면서 "그런데 느닷없이 박근혜 전 대표가 미디어법은 국민을 고통스럽게 한 법이라면서 당론을 뒤집고 수정안을 냈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 협상 막바지라 울며겨자먹기로 수정안을 받아들였지만 그때 많은 의원들이 자존심이 상했었다"면서 "어느 당론(세종시)은 반드시 지켜야 하고, 어느 당론(미디어법)은 이렇게 쉽게 수정해도 되는지, 그 기준이 뭔지 도대체 알 수 없다"고 직공을 가했다.
이어 정 의원은 "박 전 대표를 기준으로 재집권에 성공했다고 상상하자. 그 때는 친박이 주류가 될 것이다"면서 "박 전 대표가 의욕적으로 법안을 추진하는데 비주류가 토론도 거부하면 어떻게 되겠나. 역지사지해 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당 분위기가 너무 춥고 무섭다"면서 "아스라한 옛날로 돌아가고 있는지 착각할 지경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이 "엄연히 사실을 왜곡했기 때문에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발언권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회를 맡은 배은희 의원은 이 의원의 요구를 일축하자, 이 의원은 국회 기자실로 달려와 마이크를 잡았다.
"미디어법 당론? 언제 그런게 있었나"
문방위 소속으로 미디어법 처리 과정을 지켜본 이 의원은 구체적 날짜와 시간을 짚으며 정 의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 의원은 "법안이 통과되기 직전까지 '지상파 방송에 대한 대기업 지분 비율을 20%로 해야 한다. 10%로 해야한다. 0%로 한다' 는 식으로 오락가락했지 당시에 무슨 당론이 있었냐"면서 "문방위 위원인 내가 우리 당 당론을 알지 못했다. 기자 여러분은 알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작년 1월 5일에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 법안은 여론 수렴을 충분히 해야 한다'고 말했고 2월 2일에는 청와대에 가서 이 대통령 앞에서 같은 말을 했는데 '느닷없이' 말했다는 게 무슨 이야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마지막까지 당론이 없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여론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6가지 방안을 제시했고 당에서 이 중 5가지를 받아들여 '이 정도면 됐다'고 본회의장으로 나가지 않았나"고 말했다.
정두언 의원의 주장대로 당시 박 전 대표가 브레이크를 걸어 한나라당이 당혹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정현 의원의 주장대로 당시 한나라당은 "신방겸업을 풀어야 한다"는 수준 외에 미디어법과 관련한 구체적 당론은 없었다. 여당 문방위원들조차 "뭘 알아야 찬성을 해도 할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할 정도였다.
"본색 드러났으니 의총 필요없다"
격앙된 표정의 이 의원은 "정두언 의원이 미디어법 관련해서 너무나 어이없는 말로 박근혜 전 대표를 모욕하고 국민들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했기 때문에 반드시 사과를 받아내고야 말겠다"면서 "(세종시 문제에 대해) 워낙 대의명분이 없고 거짓말을 합리화하려다 보니까 인신비방 외엔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사실 이틀 동안은 저쪽이든 우리든 차분하게 토론을 했다. 그런데 이제 할 말도 없어지니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의총을 연 목적은 이렇게 박 전 대표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개인적으로 이런 의총은 더 이상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다른 친박 의원들과) 상의해보겠다"고 말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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