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14명 홍준표와 심야회동 후 '백기투항'

탈당 방침 굳히고 형식 조율 중…'후보 흔들기' 넘어 '당 쪼개기'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에게 자유한국당·국민의당과의 '반문(反文) 3자 단일화'를 요구하던 의원 중 14명이 2일 오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로 새누리당에서 집단 탈당을 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한지 98일 만에 '백기투항'을 하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언급해 온 이른바 '큰집'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집단 탈당 초읽기에 들어선 이들은 1일 밤 국회에서 홍 후보와 전격 회동을 하고 사실상 홍 후보 지지 선언을 했다. 또 자유한국당 이철우 총괄선대위원장과 만나 바른정당 탈당과 한국당 입당에 대한 세부 내용을 논의했다.

실제 탈당을 결행하기도 전에 다른 당의 후보와 회동을 하고 지지 선언까지 마친 셈이다.

14명은 권성동·김재경·홍일표·여상규·홍문표·김성태·박성중·이진복·이군현·박순자·정운천·김학용·장제원·황영철 의원 등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여러 차례 다종다양한 회동을 거친 끝에 9시 30분께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탈당 등을 논의했다.

이에 앞서 바른정당의 공동 선대위원장인 김무성·정병국·주호영 의원은 유승민 후보를 모처에서 별도로 만나 '여론 조사를 통한 홍 후보와의 양자 단일화'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후보는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14명의 의원들의 모임에는 홍 후보가 전격 방문했다.

홍 후보는 이들과 약 20분간 만난 후 기자들을 만나 "이 분들이 이루고자 했던 보수 대혁신을 같이 이루자, 한 번 해보자 그렇게 내가 이야기를 했고, 좌파한테 정권을 넘겨줄 수 없지 않느냐, 그러니까 의논 결과를 (자유한국당 이철우 사무)총장을 통해 듣겠다"고 말했다.

회동이 끝난 후에는 이철우 한국당 중앙선대본부장(사무총장)이 기자들을 만나 "거의 (탈당으로) 결론이 났는데 형식을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다른 참석 의원들도 2일 오전 추가 회동을 하고 오전 중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실상 탈당 쪽으로 가닥은 잡혔으며, 자유한국당으로의 입당 과정에서의 '세부 형식' 논의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박성중 의원 등 참석 의원들은 유승민 후보가 여론조사를 통한 홍 후보와의 단일화마저 거절한 만큼 탈당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홍 후보는 앞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로 최종 선출됐던 지난 3월 31일 한 기자 간담회에서 "탄핵은 끝났다. 대통령이 구속됐다. 분당 상태를 유지할 명분이 없어졌다"면서 "그러면 큰집으로 돌아오는 게 순서가 아닌가. 돌아오는 데 조건을 내건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바른정당에 백기투항을 요구했다.

바른정당 집단 탈당이 2일 현실화할 경우 바른정당은 15명가량의 의원만 남게 되며 비교섭단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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