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조폭 사진' 공방, 왜?

"조폭 동원해 차떼기 경선" vs "말도 안 되는 헐뜯기"

5.9 대선을 한 달여 남겨놓고, 여론조사 1·2위를 달리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 사이에 때아닌 '조폭' 공방이 벌어졌다. 안 후보가 한 지역 행사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했는데, 사진에 찍힌 이들이 해당 지역 조직폭력배들이라는 주장 때문이다.

시작은 문 후보 측이었다. 문 후보 측 공보단장인 박광온 의원은 6일 오전 논평을 내어 "국민의당 '차떼기' 선거인단 동원의 실상이 드러나고 있다"며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안 후보가 지난달 24일 호남 경선을 앞두고 전주를 방문해 찍은 사진을 놓고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기념사진에 함께 서 있는 인사들이 전주지역 조직폭력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공보단장은 그러면서 "다음날인 3월 25일은 광주·전남·제주, 이틀 뒤인 26일은 전북 지역 경선이 열리는 날이었다"며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선거인단 차떼기 동원을 위해 조폭의 손을 빌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단장은 "이미 전주 지역에서는 공공연한 사실로 알려져 있다"며 "안 후보는 직접 나서 관련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 정권을 잡기 위해 조폭과도 손잡는 게 안 후보가 얘기하는 '미래'인가"라고 공격했다.

안 후보 측은 한 마디로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안 후보 측 김경록 대변인은 "문 후보의 공보단장인 박광온 의원이 '카더라' 논평을 내놨다"며 "실소를 금치 못한다. 안 후보가 조폭과 연관 있다고 하면 전 국민이 웃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대변인은 "정치인이 현장에서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사진 촬영 요구를 받는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문재인 후보가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후보의 검증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지만, 네거티브를 해도 좀 설득력 있는 것으로 하기 바란다"고 쏘아붙였다.

김 대변인은 "안 후보는 지금 전국을 돌아다니며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있다. 수많은 시민들의 '사진 찍자'는 요구에 즐겁게 응하고 있다"며 "문 후보 측은 말도 안 되는 상대 헐뜯기 정치가 바로 '적폐'이고 '청산' 대상임을 명심하라"고 맞받았다.

안 후보는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기자가 이에 대해 묻자 "제가 조폭이랑 관련이 있을 리가 없지 않느냐"며 "검증은 좋지만, 제대로 되고 중요한 부분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안철수 조폭'이 올랐다는 말에 "아 그래요?라며 소리내 웃기도 했다.

본선이 시작되면서 각 당의 검증 공방전이 거세지리라는 건 예견된 일이었다. 여기에 문재인-안철수 양강 구도가 빠르게 형성되면서 한달 가량 남은 대선 기간동안 두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전도 격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논란의 사진.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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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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