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 대행이 '대통령 권한 대행'이라는 글자를 박은 시계를 '의전용'으로 만들어 배포하면서 정치권에서 비난이 쏟아졌다. 황교안 권한 대행은 '황제 의전' 논란으로 자주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24일 인터넷 카페 '중고나라'를 보면, '황교안 국무총리 대통령 권한 대행 시계'가 '유일 판매'되고 있다. 시계 뒷면에는 '대통령 권한 대행 국무총리 황교안'이라는 글자가 박혀 있다. 특히 '황교안'이라는 글자는 황교안 대행의 친밀 서명을 본 딴 것으로 보인다.
이 시계를 판매하겠다는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전에 황 총리 취임 당시 만들어진 국무총리 시계가 아닌 대통령 권한 대행 취임 이후 만들어진 시계"라며 "권한 대행 체제가 수개월 안에 끝나는 체제이기 때문에 제작된 수량 또한 적다고 알려져 있다. 희소성을 고려해 가격은 20만 원으로 정했다"고 적었다.
<서울경제>는 이날 정부의 한 관계자 말을 빌려 시계를 만든 배경에 대해 "권한 대행 업무를 시작하고 각계 인사를 만나거나 사회복지 시설, 군 부대 등을 방문할 때 기념용으로 주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본디 국무총리실에서 '총리 시계'를 만들지만,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서 의전을 위해 새롭게 시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핵됐을 당시 고건 대통령 권한 대행도 '권한 대행'이 됐음을 기념하는 시계를 만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24일 대구경북 기자간담회에서 황교안 대행에게 "대통령 후보를 하고 싶으면 빨리 사퇴해서 그 길로 가시길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총리와 대행의 임무에 충실해야지, 이곳 저곳에서 냄새를 피우고 침묵하면서 '대통령 권한 대행 시계'를 배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황교안 권한 대행에게 "대통령 놀이를 즉각 중단하고, 민생을 돌보는 데 전념하라. 특검 연장을 바로 승인하라"라고 쓴소리했다. 하태경 의원은 황교안 대행이 조류 독감을 잡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못 잡는 점을 지적하며 "이런 썩어빠진 정신으로 황교안 대행이 대한민국을 관리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국민의당 장정숙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특검 연장은 반대하면서 선거 운동 의혹을 사기에 충분한 대통령 코스프레, 대통령 버킷 리스트 이행에 열중하는 황 권한 대행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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