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문재인 겨냥 "지도자 분노가 피바람 불러"

"분노 빠졌다" 발언에 응수…"선의 발언은 진심"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박근혜 선의' 발언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의 신경전으로 번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안희정 지사에게 "분노가 빠졌다"고 지적하자, 안 지사는 "지도자의 분노는 피바람을 부른다"고 응수했다.

안희정 지사는 20일 자신의 캠프를 방문해 "경선을 앞두고 있으니 '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자"는 일부 참모들에게 "계산한 말도 아니고, 실수도 아니다. 제 마음 속에 있는 말"이라며 함께 견뎌달라고 설득했다. 안 지사는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선의로 미르, K스포츠 재단 모금을 지시했겠지만,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아서 문제'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논란이 일자 이 가운데 '선의' 부분은 '반어법'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사실은 진심이었다고 말하며 정면 돌파를 선언한 셈이다. (☞관련 기사 : 안희정 "박근혜 선의" 발언 논란에 "반어법" 해명, 비유와 반어에 관하여)

그러면서 안희정 지사는 "오늘 문재인 전 대표가 아주 정확하게 말씀하셨는데, 저는 분노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언제부턴가 버릇이 됐다"면서 "광화문 광장에 앉아있을 때는 나도 열 받지만, 분노라는 감정이 조심스럽다.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할 지도자가 '분노'라는 단어 하나만 써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바람이 나느냐"고 문재인 전 대표에게 응수했다.

안 지사는 "저는 편향에 빠져 있지 않다. 대연정이든 한미동맹이든, 나라고 왜 '미국 너희들 한번 붙어볼까' 소리 안 하고 싶겠나. 그런데 정조대왕 때 북벌론 하자고 해서 성공하지 않았다"면서 '대연정'이 자신의 신념이라고 거듭 밝혔다.

앞서 문재인 전 대표는 전날 안희정 지사의 발언에 대해 "안희정 지사가 선의로 한 말이라고 믿지만, 안 지사 말에 분노가 담겨 있지 않다. 지금 국민이 추운 겨울날 촛불을 들고 분노와 절망을 표현하는 것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국가 권력을 사유물처럼 여기고 부정부패로 탐욕을 채웠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정당한 분노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해 각을 세웠다. (☞관련 기사 : 문재인 "안희정 선의에는 분노가 빠져있다")

문재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정치인들도 안희정 지사를 비판했다. 문재인 캠프의 박광온 공보단장은 "미르 재단과 K스포츠 재단 모금은 불순한 기획에서 비롯됐는데, 거기에도 선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은 도를 넘어서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안희정이 선한 의지로 얘기했다고 하더라도 대연정 전과 때문에 세상은 선한 의지로 안보는 것 같다. 민심이 천심"이라고 적었다.

안 지사가 '피바람' 발언으로 반박한 데 대해서도 문 전 대표는 "지금 우리 분노는 사람에 대한 증오가 아니다. 불의에 대한 뜨거운 분노심 없이 어떻게 정의를 바로 세우겠나"라고 재반박했다.

문 전 대표는 "국민들은 적폐 청산, 국가 대개혁을 요구하는데, 그것은 오래된 적폐에 대한 뜨거운 분노, 그것을 타파하겠다는 강력한 의지 위에서만 가능하다"며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거나 기득권 세력과 적절히 손잡고 타협하는 방식으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안 전 지사의 '대연정론'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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