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이사장 추천은 했는데 "재단과 관계 없다"고?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고영태가 나를 괴물로 만들었다"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고영태 전 K스포츠재단 이사 때문에 자신이 괴물이 됐다며 모든 의혹은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16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이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 씨는 "2014년에 고영태 등이 계획적으로 '최순실 게이트'를 만들겠다고 내게 협박한 적이 있다"면서 "알고 보니 K스포츠재단에 입사한 노승일, 고영태, 박헌영 등은 다 같은 대학 선후배 사이였다"고 '최순실 게이트'가 고 전 이사 등 K스포츠재단 직원들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최 씨는 대통령 대리인 이중환 변호사가 "2014년 당시에 촬영된 '의상실 CCTV' 몰래카메라 때부터 고영태 등 대학 선후배들이 작당했다는 것인가"라고 묻자 "내게 협박도 하고 위협을 하기도 했다"며 "검찰에서 (소환된 뒤) 보니 나에게 다 뒤집어씌웠다"고 주장했다.

최 씨는 미르재단 등과 관련된 의혹을 두고 "내가 책상에 앉아서 그런 거를 계획할 시간도 없었다"면서 "(고영태 등에 의해) 내가 괴물이 됐다. 나를 코너로 몰기 위한 술책"이라고 자신과의 관련성을 모두 부인했다.

그러면서 최 씨는 "(언론에서는) 내가 재산이 몇조 있다고 하는 등 너무 부풀려져서 이야기되고 있다"면서 "재단 관련 돈을 유용한 적도 없고, 재단과 나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최 씨는 K스포츠재단 임원 명단을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에게 이메일로 보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했을 뿐만 아니라 이사장 자리에 후보를 추천했다고 답변하는 등 상반된 진술을 하기도 했다.

허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