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은 11일 광주시청 기자실에서 연 회견에서 "지금 호남은 분열의 아픔을 겪고 있다"며 "참여정부의 대북송금 특검은 호남인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고, 민주당의 분당은 호남의 분열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지난 2012년 대선에서 호남은 문재인 후보에게 90% 이상 압도적 지지를 보냈지만 대선에서 이기지 못했다"며 "지난 총선에서는 또다시 당이 분열됐다"고 문 전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이겨야 할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고 당이 분열되면서 호남의 좌절과 상처가 커졌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에 대해 회초리를 든 것도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호남의 단결을 위해서는 호남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일에 대한 반성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다시 "문 전 대표도 호남 분열과 당의 패권적 운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강하게 날을 세웠다.
그는 이어 "무엇보다 대세론에 안주한 채 자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 "호남 없이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만", "민주 세력의 연대와 협력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정권교체를 하겠다는 것은 패권주의와 다르지 않다"고 연달아 문 전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DJP연합'을 통해 정권교체를 만들고 국가적 외환 위기를 극복했다"며 "김 전 대통령처럼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야권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박 시장의 발언은 '대북송금 특검', '2012년 대선 패배',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사태', '문재인 대세론', '친문 패권주의' 등 문 전 대표를 비판하는 데 단골로 동원되는 소재들을 총망라한데 이어, 최근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과 맞물려 거론되고 있는 'DJP 연대'까지 거론한 것이어서 눈길을 모은다.
특히 노무현 정부 초기에 이뤄진 대북송금 특검 수사는 야권 내의 '친노'와 '비노'가 분화하는 시발점이 된 사건으로 꼽힌다. 2015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문 전 대표와 맞섰던 박지원 당시 후보는 대북송금 특검 사건을 집요하게 거론하며 문 전 대표를 공격한 바 있다.
박 시장은 새해 들어 문 전 대표에 대해 연이어 비판적 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일 민주연구원의 '개헌 저지 문건' 논란에서부터 시작해, 일부 문 전 대표 지지층에 의한 것으로 알려진 '문자 폭탄', '18원 후원금' 논란 등도 거론했다. 문 전 대표를 "낡은 기득권 세력", "청산의 대상"이라고까지 했다. (☞관련 기사 : 박원순, 연일 文 겨냥 "대세론 강해보이지만 고립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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