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장관은 9일 박근혜-최순실 사태 진상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바른정당 장제원 의원이 "언제부터 '이 명단이 있었구나'하는 것을 인정할 수 있는 상태가 됐느냐"고 묻자 "확정적으로 (문화부) 직원이 만들어서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안 것은, 그 직원이 (리스트를) 작성했다는 보고는 올 초에 확정적으로 받았다"고 말했다.
장 의원이 "누가 언제 보고했느냐"고 다시 묻자, 조 장관은 "1월 초에 예술국장으로부터 처음 보고받았다"며 보고 내용은 "그 직원이 확정적으로 (리스트를) 작성했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앞서 청문회장에서 발표한 사과문에서 "여러 경로를 통해 제기된 의혹과 언론 보도에서 알 수 있듯이, 정치적 이념적 이유로 지원이 배제된 예술인의 상처를 이해하고, 그 점에 대해서 주무장관으로서 깊이 사죄한다"고 했었다. 이는 그간 '블랙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온 것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논란을 예고했다. (☞관련 기사 : 조윤선, '문화계 블랙리스트' 인정…"사과드린다")
조 장관은 그러나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이 뒤이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인정했는데, 그 존재를 처음 파악한 것이 언제냐"고 물었을 때는 "특검에서 조사하고, 언론을 통해 다 보도가 된 상황에서 결론적으로 이 리스트가 있었는지 없었는지 제 생각을 말하라는 질문에 답을 드린 것"이라며 "저는 블랙리스트를 전혀 본 적이 없고, 작성이나 실행에 관여한 적도 없다"고 기존 입장을 다시 반복했다.
이만희 의원이 "조윤선 당시 정무수석만 빼고 김기춘 실장이 정무수석실 비서관들에게 지시해서 교육문화수석실에 전달됐다는 것이냐", "그런 답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물아붙였지만 조 장관은 "작성 경위와 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지금도 모른다"는 답으로만 일관했다. "모든 분을 조사한 특검이, 왜 저를 소환해 사실관계를 밝히지 않는지 의아하다"고까지 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오늘 조 장관이 말한 것을 종합하면 '블랙리스트는 못 봤지만 예술인들의 지원을 제한하는 명단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라며 "그 명단을 블랙리스트라고 하는 것이다"라고 빈정거리기도 했다.
박 의원은 "본인은 몰랐다고 계속 얘기하는데, 장관과 직접 회의를 했던 문화부 직원들이 저에게도 제보했고 특검에서도 진술했다"면서, 조 장관이 관련 보고를 2차례 받았고 그 시기는 지난해 장관 취임 직후와 국정감사 이후인 10월 말경이었다고 주장했다. 취임 직후의 보고 내용은 "정부 비판세력에 대한 보조금 지원을 축소하거나 제한하는 방안에 대한 진행 여부"였다고 박 의원은 주장했고, 국감 이후에는 "문화부 직원들이 실체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자고 했지만 장관이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조 장관은 이에 대해 "(취임 직후 보고는) 개괄적으로 간략히 한 적 있는 것 같다"면서도 "담당 실장은 '그게 리스트가 아니었다'고 했다"고 비켜 갔고, 국감 이후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 9000~1만 명의 '리스트' 중에 770여 명이 지원을 받은 것이 나왔기 때문에 '저로서는 이 리스트가 작동했는지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계속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