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영 '위증 모의' 혐의 일파만파…민주당 보이콧

비박 "추가 증인 채택해 22일 진상 가려야" vs. 야 "22일 청문회 후 진상 가리자"

친박계인 새누리당 이만희, 이완영 의원이 최순실 씨 측근을 만나 '국정조사 위증'을 모의했다는 의혹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는 19일 긴급 회의를 열어 이 문제에 대해 논하려 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소속 특위 위원들의 불참으로 논의가 이튿날로 순연됐다.

김성태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은 이날 긴급 회의를 열어 국조특위 위원인 새누리당 이만희, 이완영 의원이 전직 K스포츠 재단 증인들을 미리 만나 청문회 증언을 사전에 협의하고 위증을 모의했다는 의혹에 대한 진위를 가리고자 했다. 이 자리에는 이만희, 이완영 의원을 포함해 새누리당 소속 위원들 대부분이 참석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소속 위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국민의당 위원으로는 간사인 김경진 의원과 이용주 의원이 참석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오늘 회의에서 의혹의 당사자인 이완영, 이만희 의원의 일방적인 해명 발언만 있고, 반대편 주장을 들을 수 없다면 논란이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집단적으로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이 대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위원들은 이날 공동 입장문을 통해 "오늘 긴급히 잡힌 국정조사특위 전체회의 개최에 대해 야3당은 어떠한 동의도 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완영 위원, 이만희 위원 등의 위증 지시·교사 의혹 문제는 22일 이후 별도의 청문회를 개최하여 미합의 증인들과 함께 진상 규명을 해야 할 사안"이라며 "22일 청문회는 우병우, 조여옥 등 구치소에 수감 중인 청문회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 간사인 김경진 의원은 "22일에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출석이 예정됐는데, 이완영, 이만희 의원이 위증 교사를 했는지 여부를 가지고 하루 종일 논란을 일으키면, 정작 청문회에서 중요한 부분은 논의하지 못한다"고 우려했다. 김경진 의원은 "22일 청문회는 그대로 진행하고, 새누리당 내부에서 이만희, 이완영 의원 두 분이 의혹을 받고 있으니 당내에서 (특위 위원 자리를) 사보임해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반면에 비박계인 새누리당 하태경, 황영철, 장제원 의원 등은 같은 당 이만희, 이완영 의원의 '위증 모의' 여부를 가리기 위해 오는 22일로 예정된 청문회에서 K스포츠재단의 정동춘 전 이사장과 노승일 부장, 박헌영 과장을 참고인으로 부르자고 주장했다.

김성태 위원장은 오는 22일 출석하기로 한 고영태 증인과 더불어 K스포츠재단 관련자들을 참고인으로 부를지 여부를 이튿날인 20일 여야 간사와 함께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위증 교사 혐의 이완영, "여당 죽이기" 발끈

앞서 <중앙일보>는 "이완영 의원이 '태블릿PC는 고영태의 것으로 보이도록 하면서 JTBC가 절도한 것으로 하자'고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에게 제의했고, 정 이사장이 이를 박헌영 K스포츠 과장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지난 15일 열린 4차 청문회에서 태블릿PC가 고영태 씨의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질의가 이어졌다. 다만 질의자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아닌, 또 다른 친박계 소속인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이었다. 이와 관련해, 고영태 씨는 지난 13일 "박헌영 과장이 새누리당의 한 의원과 사전에 입을 맞추고 4차 청문회에서 위증할 것"이라고 예언했는데, 그 예언이 실제로 실현되면서 파문을 낳았다.

논란이 되자 이완영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동춘 이사장과 12월 4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국회의원이 증인, 참고인과 청문회 전에 만나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것은 여야 구분 없이 이뤄지는 일반적인 국정조사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이완영 의원은 "제보에 따르면 민주당 P 의원이 여의도 한정식 집에서 고영태 씨와 12월 초, 12월 12일 두 차례에 걸쳐 장시간 만난 적도 있었다"면서 "이런(내가 청문회 전에 증인을 만난) 것을 두고 위증 교사로 몰아가며 사실을 왜곡하고 음해해서는 안 된다. 특정 세력이 여당 죽이기에 나선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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