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씨는 17일 공개된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박헌영 전 K스포츠 재단 과장이 새누리당 한 의원과 사전에 입을 맞추고 4차 청문회에서 위증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 씨는 "(새누리당 의원이) '최순실 씨와 일하며 태블릿 PC를 본 적이 있느냐'고 물으면 '(최 씨가 아니라) 고 씨가 들고 다니는 것을 봤다. 한 번은 태블릿 PC 충전기를 구해 오라고도 했다'고 (박 과장이) 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잡지는 전했다. .
고 씨와 <월간중앙> 사이의 통화는 지난 13일 이뤄졌으며, 이틀 후인 15일 청문회에서는 실제로 박 과장과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 사이에 비슷한 내용의 문답이 오갔다. 다음은 청문회 당일 기사 내용.
박 과장은 또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JTBC에서 보도된 태블릿 PC는 고영태 씨가 사용하던 것으로 추정된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이 의원이 "청담동 더블루K사무실에서 근무하며 종편에서 문제가 된 태블릿 PC를 본 적이 있나"라고 묻자 박 과장은 "네"라며 "(그 태블릿 PC가 종편에서 보도된 것과 동일한지) 그것은 저도 확실히 모른다. 하지만 제가 본 것이 종편에서 공개된 것이라고 추정하는 이유는, 그 태블릿을 고영태 씨가 들고 다녔고, 저에게 '충전기를 사 오라'고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충전기는 아무 거나 쓰면 되지 않느냐'고 했는데 '그 충전기가 아니다'라고 해서 봤더니 (충전 단자)핀이 예전 거였다. 제가 그것을(구 모델 충전기를) 못 사갔고, 그걸 가지고 고영태 씨가 저한테 핀잔을 했다. 그래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이석수 "미르·K스포츠 보며 육영재단 떠올려")
이 의원은 이 잡지의 보도에 대해 "명백히 허위 사실"이라며 "저는 지금 이 시간까지 박헌영 증인을 만나거나 전화 통화조차 한 사실이 없다. 더욱이 사전에 입을 맞추거나, 태블릿 PC에 대해 '고영태가 들고 다녔다'거나 '고영태의 것'이라고 박헌영에게 위증을 지시하거나 교사한 사실은 더더욱 없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자신이 해당 질의를 한 배경에 대해 "4차 청문회를 사흘 앞둔 지난 12일, '연합뉴스TV' 이모 기자로부터 '태블릿 PC와 관련해 제보자들과 함께 찾아뵙고 싶다'는 요청이 왔고, 다음날인 13일 저녁 9시 50분쯤 만나게 되었다"면서, 당시 찾아온 이 기자와 더블루K 관계자 류모 씨 등으로부터 '고영태가 JTBC의 태블릿 출처와 관련해 청문회에서 한 진술은 위증'이라는 제보를 들었으며 이에 대해 청문회장에서 박헌영에게 확인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태블릿 PC가 고영태의 것이냐 아니냐'라는 논쟁이 첨예한 관심을 받고 있는 배경에는 '만약 태블릿이 고영태의 것이라면 최순실이 이 태블릿을 이용해 국정 농단을 했다고 보기 어렵지 않느냐'는 주장이 성립할 수 있다는 관점이 있다.
그러나 태블릿 PC가 고영태의 것이든 최순실의 것이든, 해당 태블릿에 최순실이 사용한 흔적이 있다는 것이 검찰 조사 등을 통해 확인됐다. 설사 PC가 고영태의 것이라 해도 그가 과거 최순실의 측근이었음을 감안할 때 최순실이 고영태의 태블릿을 사용해 '국정 농단'을 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도 아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 일각에서 '최순실의 태블릿이 아니다'라는 사실 확인에 집착하는 이유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촉발점이 됐던 JTBC 보도의 정당성을 공격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고 씨가 이 태블릿과 자신의 연관성을 한사코 부인하는 이유는, 최순실이 벌인 국정 농단에 자신까지 연루될까 염려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고 씨와 박헌영 과장은 둘다 오는 22일 5차 청문회 때 증인으로 채택돼 있다. 이만희 의원과의 '3자 대면'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새누리당 7.14 전당대회 때 박근혜에 '서청원 밀어야'"
한편 고 씨는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지난 2014년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 당시, 최순실 씨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서청원을 밀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하는 것을 직접 들었다고 밝혔다. 고 씨는 "최 씨가 (박 대통령에게) 존댓말을 썼지만 내용은 지시에 가까웠다"며 "그렇게 하는 게 좋겠어요"라는 지시의 뉘앙스였다고 말했다.
고 씨는 최 씨가 청와대 인사 서류를 들여다보면서 K스포츠 재단 관계자들과 회의를 했다며 "민정수석실에서 수사하는 내용도 있었다", "대외비라고 적혀 있으면 청와대 서류였다"고 말했다.
고 씨는 또 "(최 씨가) 유일하게 자주 통화하는 사람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VIP(대통령) 둘밖에 없었다"며 "2개의 휴대전화를 갖고 다녔는데, 각각 박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 전용이었다"고 인터뷰에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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