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위비 분담금 '충격적 제안' 할 수도"

새누리 방미 특사단 전언…"사드 반대 이해하기 어려워"

한국의 미군 주둔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5대 대통령 당선자가 충격적인 제안을 할 수도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5일(현지 시각)부터 9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 측 인사들을 비롯한 상‧하원 공화당 인사들, 미국 내 주요 싱크탱크 책임자들을 만나고 돌아온 새누리당 방미특사단은 12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특사단의 일원이었던 백승주 의원은 이 자리에서 "방위비 분담금과 관련, 공화당의 댄 설리번 상원의원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자가 한미 동맹의 가치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도 "(트럼프는) 한국이 능력만큼 (방위비 분담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백 의원은 "방위비 분담에 대해 트럼프가 선거 운동 기간에 보여줬던 입장이 유지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번 방미를) 우리가 일본이나 독일에 비해 GDP(국내총생산) 대비 방위비 분담을 가장 많이 하고 있다는 상황을 설명하는 기회로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특사단은 사드 배치에 대해 미국이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도 전했다. 특사단은 설리번 의원을 비롯해 하원군사위원회의 마이크 로저스 전략소위원장도 사드 배치를 강조했다면서 "한국의 정치적 변동과 새로운 정권의 등장이 사드 배치에 장애가 되지 않길 바란다. 한국 야당의 사드 반대 주장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로저스 전략소위원장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트럼프 인수위에 관여했으나 크리스티 주지사가 인수위 내부의 권력 투쟁에서 밀려나면서 로저스 소위원장도 인수위에서 하차한 바 있다.

미국 대외 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미국 외교협회(CFR)의 리처드 하스 회장 역시 사드 문제와 관련, 특사단과 만남에서 "굳건한 한미일 동맹이 중요하다"면서 "중국이 이간질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특사단은 트럼프 인수위 측의 마샤 블랙번 부위원장, 톰 리드 부위원장 등을 만나 북한에 대한 압박 정책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에드윈 퓰너 인수위 선임고문은 특사단에 "12월 9일 탄핵 결과와 무관하게 한국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길 바란다"며 "북한에게 미군이 언제든지 한반도에서 핵을 전개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가시적인 형태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마샤 블랙번(왼쪽에서 세 번째)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난 새누리당 방미 특사단 ⓒ새누리당

다만 군사적 수단의 사용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스 CFR 회장은 "총은 정말 사용할 준비가 됐을 때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한다"면서 "한국의 핵 무장은 근본적으로 북핵 해결과는 무관하며 새로운 문제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독자적인 핵 무장을 반대하는 미국의 기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대표적인 핵 보유론자인 원유철 의원은 이와 관련, "이번에 방문해서 북한이 비핵화를 하든가 우리가 (북한 핵을 상대할만한) 억제력을 갖춰야 한다는 이야기를 가는 곳마다 했다"고 말했다.

하스 회장은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 등 여러 방안들이 양국간 건설적 대화 주제라는 점은 인정한다"면서 "미국의 확장 억제 우려에 대해 한미 간 세부 사항을 조율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중 관계에 관한 대화도 오갔다. 특히 트럼프 당선자가 1979년 미국과 대만이 단교한 뒤 37년 만에 처음으로 양측 정상 간 통화를 가져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었다며 강하게 반발,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대해 퓰너 인수위 선임고문은 "차이잉원(蔡英文) 총통과 전화는 북한과 남중국해 등 중국과 맞물려 있는 주요 이슈가 많은데, 이 부분에 대한 경고 메시지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트럼프의 메시지는 중국이 (세계의) 지도국이 되려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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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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