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대박' 최순실 아이디어? "최씨-3인방 회의서 제안"

靑 "명백한 오보"라면서도 회의 여부 설명 없어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신년기자회견에서 언급했던 '통일은 대박'이라는 말을 두고 검찰은 이른바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아이디어였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에 대해 '명백한 오보'라고 반박했다.

SBS는 13일 검찰을 인용 "최순실 씨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통일 대박이란 표현은 최 씨가 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과 회의에서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대통령 연설문 등을 사전에 받아보던 최 씨가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딱딱한 말이 아닌 젊은 사람들이 쓰는 단어로 고쳐줬는데, 통일 대박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검찰은)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최 씨가 지난 2014년 3월 28일(현지 시각) 독일 드레스덴에서 있었던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미리 받아봤다는 JTBC의 보도 이후 그동안 통일 대박도 최 씨가 미리 고치거나 감수를 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통일 대박'이 최 씨의 아이디어라는 보도와 관련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14일 "명백한 오보"라면서 "통일 대박 용어는 2013년 6월 20일 제16기 민주평통 안보위원 간담회에서 처음 나온 말"이라고 해명했다.

정 대변인은 "한 참석자가 '신창민 교수가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냈는데'라고 하자 대통령께서 '아, 통일은 대박이다' 라고 하시고 그 참석자가 다시 '통일은 대박이라고 미국에 강연하고 다니는데 아주 반응이 좋았다'라고 했다"며 박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보다 훨씬 앞서 통일 대박이라는 단어를 인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3년 11월 25일 민주평통 상임운영위원과 대화에서 대통령께서 '통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은 중에 저는 그 말이 굉장히 머리에 와 닿는데, '통일은 대박이다' 그런 얘기 들어보셨죠?' 라고 하셨다"며 "최순실과 전혀 관련 없으니 바로 잡아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기자회견 당시 '대박'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을 때 최측근이라고 불리는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조차 "비속어가 아니다"라고 뒤늦게 확인했을만큼 청와대 내부에서도 예상치 못한 단어 선택이었음은 분명하다.

또 대통령이 미리 통일 대박이라는 말을 인지한 것과 신년 기자회견장에서 이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의미가 다르다는 반론도 나온다. 대통령이 통일 대박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었다고 할지라도 실제 이를 기자회견장에서 '대박'이라는 말을 언급하도록 조언한 것은 최 씨와 문고리 3인방 간 회의에서 나왔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청와대가 박 대통령이 통일 대박이라는 단어를 언제 알게됐는지를 설명할 것이 아니라, 실제 최 씨와 문고리 3인방 간의 회의가 있었는지, 그리고 이 회의를 통해 통일 대박을 포함해 신년기자회견의 문구가 조정됐었는지를 확인하고 이를 설명하는 게 순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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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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