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 "이것이 내란이 아니면 무엇입니까"

[현장] "'최순실 사건', 이 나라의 대통령이 시민이었다는 것이 증명된 일"

방송인 김제동 씨는 12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촛불집회에 참석해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이날 오후 7시에 본대회가 열리는 촛불집회에는 오후 시간대부터 많은 인파가 몰려 사전 행사를 가지며, 박 대통령 하야를 요구했다. 다음은 오후 2시경 사전 행사에서 김제동 씨가 한 발언 전문.

3년 반 동안 이 땅의 진짜 대통령이 누구였을까요? 최순실 씨였다고 생각합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위에 있는 사람들이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위에 있는 사람들이 아무런 신경을 써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지금까지 3년 반 동안 이어져 왔다는 것은 3년 반 동안 실질적인 이 나라의 대통령이 시민 여러분이었다고 것이 증명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박수) 지금 치는 이 박수는 저에게 치는 것이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대통령의 의전에 준하는 국가 원수에 준하는 뜨거운 박수와 함성을 대통령들에게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박수)


그래서 민주공화국의 시민이 누구였는지, 그리고 이 민주공화국의 주인이 누구였는지 밝힌, 정말로 뒤집어 보면 우리에게 새롭게 존엄을 가진 시간일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해야 우리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헌법 제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저는 그 말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헌법을 제가 끝까지 다 뒤집어 봐도 권력이라는 단어는 헌법 1조 2항에 딱 한 번 나옵니다. 나머지는 모두 입법부의 권한, 사법부의 권한, 행정부의 권한 이렇습니다. 그것을 무슨 얘기일까요? 헌법을 만들 때 권력이 누구에게 있는지 논쟁조차 할 수 없도록, 오로지 권력이라는 단어를 헌법 1조 2항에 국민이라는 단어와 딱 한 번 짝지어 놨습니다. 그래서 이 땅의 권력자는 한 명만 있는 것이 아니고, 두 명만 있는 것이 아니고, '이 땅의 권력자는 바로 5000만 명이다' 하는 선언이 우리 헌법에 적시되어 있습니다. 권력자 여러분을 환영합니다.(박수)


▲ 11월 12일 '광장 토크쇼' 현장. ⓒ프레시안(최형락)

궁금한 거 하나 여쭤보고 싶다. 전문가라고 TV에 나와서 이야기하는 그 사람들에게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서, 과연 여러분과 저의 생각이 다른지 하나 여쭤보고 시작하겠습니다.

헌법 84조에 보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 즉, 이 말은 대통령이 '내란'과 '외환'의 죄를 저질렀을 경우에는 형사상의 소추를 할 수 있다는 뜻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그럼, 내란이 무엇이냐? 한 번 얘기해 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헌법학자도 아니고, 법학자도 아니고, TV에 나와서 하루종일 떠들어대는 정치전문가들도 아니지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러분에게 한 번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나라의 근본을 무너뜨리는 것을 '내란'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나라의 근본을 밖에 무너뜨리는 것을 '외환'이라고 합니다. 나라의 근본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광화문 광장에 있는 세종대왕이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국가의 근본이 백성이고, 그 근본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국가의 근본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다. 즉, 백성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것, 시민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것이 내란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박수)

둘째, 국가의 기본을 흔드는 것. 국가의 기본은 헌법입니다. 헌법을 흔드는 것, 그것은 내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 한 번 살펴봅시다.

우리 헌법 1조 1항,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런데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오지 않고, 최순실 일가에서부터 나오게 했다면 헌법 제1조 1항 위반입니다.(박수)


헌법 2조, 대한민국 국민이 되는 요건은 법률로 정한다. 그런데 법률로 대한민국 국민이 이 사람들에게 권력을 주지 않고, 사사로이 다른 사람에게 권력을 줬다면 헌법 2조 위반입니다.(박수)


헌법 3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그런데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에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권력을 준 것이 아니고,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에 사는 단 한 사람에게만 권력을 줬다면 헌법 3조를 대통령께서는 위반하신 겁니다.(박수)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박수)


헌법 제4조, 평화통일을 추구해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께서는 평화통일을 추구하지 않고, 이 땅에 전쟁 위기를 부추겼습니다. 헌법 제4조 위반입니다.(박수)

헌법 제5조, 국군은 정치적 중립성을 지녀야 한다. 그런데 국군을 정말로 여러분이 피땀으로 흘려가며 보낸 우리 자식들을 방탄복을 전부 다 총에 뚫리게 만들어 놓고 그 아이들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로지 힘 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만 그 사사로운 권력을, 우리 군인들을, 명예로운 군인들을 그런 식으로 사용했습니다. 댓글을 달게 만들었습니다. 헌법 제5조 위반입니다.(박수)

헌법 제6조, 조약을 체결할 때는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을 가진다. 즉, 다시 말해서 주권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인데, 지금까지 나온 것으로 봐서는 국민들의 허락이 아니라 최 씨 일가의 허락을 받은 것 같습니다. 헌법 제6조 위반입니다.(박수)

헌법 제7조, 공무원은 국민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진다. 그런데 한 번도 국민을 위해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헌법 제7조 위반입니다.(박수)

헌법 제8조. 정당의 설립은 자유이다. 그런데 자유로운 국민들의 정치적 의사를 막았습니다. 헌법 제8조 위반입니다.(박수)

헌법 제9조, 민족문화의 창달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것 하나 지키신 것 같습니다.(웃음)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켰습니다.(웃음) 우리의 신앙이 사라질 뻔했는데, 우리의 신앙을 계승하고 발전시켰습니다. 여기에서 제가 한 가지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우리의 무속신앙, 그리고 무당을 믿는 신앙, 또는 샤머니즘은 원래 이렇게 나쁜 것이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샤머니즘, 우리 민족의 전통신앙은 모두를 위한 기도였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만을 위해 기도하고, 한 가정만을 위해 기도한다면 그것은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와도 위배됩니다. 헌법 제9조 위반입니다.(박수)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니고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지닌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헌법 제10조 행복추구권입니다. 행복하십니까? (아니요) 행복하십니까? (아니요) 헌법 제10조, 다 같이 위반입니다.(박수)

헌법 제11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법 앞에 평등한 것 같습니까? (아니요) 여러분, 검찰청에 나가서 팔짱 끼고 있을 수 있습니까? (아니요) 그런데 그런 세상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2000명의 검사에게 국민이 늘 팔짱을 낄 수 있는 진정한 권력자가 누구인지 알려줄 수 있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박수)

헌법 제11조 1항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이것만 대통령이 실행하고 계십니다. 법이 만인 앞에 평등합니다. 만 명 정도에게 평등합니다.
(웃음) 그 만 명이 누구인지 집에 가서 적어 보시기 바랍니다. 거기 여러분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면, 그것도 괜찮은 일입니다.(박수)

그다음, 헌법 제11조 2항에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어떤 특수계급의 창설도 인정되지 아니하고, 대한민국에는 어떤 특수계급도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즉, 특수계급은 이 땅에 존재할 수 없다
는 겁니다. 그런데 이 땅에 지금 특수계급이 없습니까? (있습니다) 제가 말을 안 해도 그 특수계급이 누군지 아시겠죠? (네) 헌법 제11조 위반입니다.(박수)


그런데 여기에서 여러분께 꼭 하고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금수저, 흙수저, 이렇게 특수계급을 얘길합니다. 금수저가 특수계급이죠? 그렇죠? 우리 거의 다 흙수저죠? 전부 다 흙수저죠? 그런데 흙수저가 과연 금수저보다 못하기만 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금수저들보다, 즉 권력층보다 우리가 나은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어깨에 힘을 좀 주고 살 수 있겠죠?(박수)

럼, 흙수저가 금수저보다 나은 점이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할 때는 그렇습니다. 첫째, 쪽수가 많습니다.(박수) 그래서 외롭지 않습니다. 그렇죠? 그런 의미에서 옆에 온 사람, 한 번 안아주세요, '이렇게 나를 외롭게 하지 않아서 고맙다.'

빨간색 카펫 안 깔아줘도 잘 걸어 다니잖아요? 걸어 다니면 되죠. 그리고 우리는 차 문 누가 열면 됩니까? 내가 열면 되지. 그것들은 누가 열어줄 때까지 열어줘야 해요. 얼마나 힘들게 삽니까. 그다음, 여러분은 비행기에서 땅콩을 주면 어떻게 합니까? 까서 먹으면 되지. 그리고 가면 되지.
(웃음) 그런데 금수저들은 힘듭니다. 땅콩을 까달라고 해야 해요. 안 까주면 무릎 꿇어줘야 하고, 그래도 안 까주면 비행기를 돌려야 합니다.(웃음) 그런데 우리는 비행기에서 땅콩을 주면 까서 먹고, 그리고 혼자서만 먹습니까? 누구에게 까서 주고, 그런 재미를 우리는 알고 산다. 그러니 우리 사는 게 좀 나을지도 모른다.(박수)

세상에서 제일 좋은 재미, 어떤 겁니까. 나도 먹고 너도 먹고,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우리도 좋고 그리고 지금 제복을 입고 서 있는 우리 아이들, 결찰관들, 의경들, 전경들을 다치지 않게 우리가 감싸고 함께 보호해 주는 것, 그것이 헌법 제11조의 정신입니다.(박수)

오늘 단 한 명도 평등하게 다치지 말아야 하고, 단 한 명도 폭력과 무질서를 오히려 조장하고 있는 세력들에게 말려들어 가 말아야 하고, 그리고 지금 방패를 들고 저기 서 있는 경찰들이 우리의 적이 아니라 제복을 입은 민주공화국의 시민·동료라는 것을 잊지 말고 저들에게도 큰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박수)

헌법 제15조, 직업 선택의 자유입니다. 헌법 제15조, 모든 국민은 자기가 원하면 노력해서 자기가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수없이 많이 노력하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특혜를 받은 어떤 젊은이들 때문에 힘들다면, 헌법 제15조, 직업 선택의 자유를 위반한 겁니다. 헌법 제15조?
(위반) 위반입니다.


헌법 제16조, 모든 국민은 거주 이전의 자유를, 주거 이전의 자유를 지닌다. 그런데 전부 다 집에서 편하게 쉬지 못하게 하고 지금 광장으로 나오게 만들었습니다. 헌법 제16조? (위반) 위반입니다.

헌법 제17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할 자유입니다. 사생활을 할 생활이 없습니다.(웃음) 헌법 제17조? (위반)

헌법 제18조 통신 비밀 보호의 위반입니다. 여러분들 전화하는 거 도청하고 감청하면 안 됩니다. 그런데 그들만 대포폰을 사용했습니다. 우리에게는 대포폰 주지도 않고.(웃음) 헌법 제18조? (위반)

헌법 제19조, 모든 국민은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그들은 인정하지 않았지만, 여러분의 양심을 걸고 지금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민주주의를 향한 양심을 외치는 여러분께서는 그들의 의지와 관계없이 헌법 제19조를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헌법 제19조? (위반) 그렇습니다.

헌법 제20조, 대한민국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헌법 제20조 2항,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 헌법 제20조, 대통령께서는? (위반)

헌법 제21조, 집회 결사 표현의 자유입니다. 이 결사의 자유를 지금 여러분께서 누리고 계시는 겁니다. 그런데 그들이 이것을 막으려고 한다면, 헌법 제21조 위반입니다.(박수)

헌법 제22조, 학문과 예술의 자유입니다.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위반했습니다. 헌법 제22조? (위반) 그렇습니다.(박수)

헌법, 억수로 많죠? 이것만 제대로 지켜도 제대로 돌아갑니다. 이것만 지켜도 제대로 돌아간다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자, 끝까지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저녁에 나머지 헌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헌법 제36조 2항에 보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개인적으로 '친정 엄마 조항'이라고 부릅니다. 헌법 36조 2항, 국가는 모성의 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국가는 엄마들을, 그리고 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엄마들을, 그리고 그 아이들을 보호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과 엄마와 그 아빠의 모습을 보호하는 '엄마성'을 가지는 것이 국가의 최종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국가가 그런 것을 하고 있습니까? 헌법 제36조 위반입니다.


저는 헌법학자도 아니고 TV에 나오는 정치전문가도 아니지만,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렇게 법을 유린하고 헌법의 단 한 개의 조항도 지키지 않은 것이 내란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묻고 싶습니다.(박수)

그다음, 독일에 있는 어떤 분이 어떤 한 가족이 대한민국에 있는 사람들을 이렇게 열패감과 좌절감에 빠져들게 만들었다면 그것이 외환이 아니고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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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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