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차 전 단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2014년 외삼촌인 김상률 숙명여대 교수를 교육문화수석에, 홍익대 대학원 지도교수인 김종덕 씨를 문화부 장관에 임명해 달라고 최 씨에게 청탁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신문은 차 전 단장이 '최 씨에게 송성각 씨를 한국콘텐츠진흥원장에 임명해 달라'는 청탁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했다.
그간 최 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뜯어고치거나, 취임식이나 해외 순방 등 주요 대통령 행사에 개입한 정황은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난 바 있지만, 정부 주요 인사에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차 전 단장의 검찰 진술이 사실이라면, 최 씨가 장관 및 청와대 수석비서관 인사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을 움직여 자신이 받은 청탁을 들어줬다는 얘기가 된다.
차 전 단장 본인도 정부 고위직을 지냈다. 그가 단장을 지낸 창조경제추진단은 정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에 민관합동으로 설치된 기관으로, 단장은 실국장급 고위 공직자(고위공무원단 '가'급)에 해당한다.
한편 이날 <경향신문>은 최 씨가 보건복지부 공무원들에 대한 부당한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줄기세포 연구에 비(非)동결 난자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 해제에 반대해 온 복지부 담당 과장은 발령 4개월 만에 보직이 변경됐고, 이 과장과 일하던 직원 2명도 육아휴직을 신청했다는 것이다.
비동결 난자를 사용한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는 최 씨의 단골 병원인 차병원의 숙원 사업이었지만 정부 규제로 인해 막혀 있었다.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불리한 조처를 했던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들이 '나쁜 사람들'로 찍혔던 일을 상기시킨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비동결 난자의 연구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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