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방송 ABC와 일간지인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10월 27일부터 사흘 동안 등록 유권자 11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 조사에서 트럼프 후보는 46%의 지지를 얻어 45% 지지를 받은 클린턴 후보를 1% 포인트 차로 제쳤다.
양 후보의 차이는 오차범위 내의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일주일 전인 지난 10월 22일 조사와 비교해보면 트럼프의 상승세가 확연히 드러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당시 조사에서 클린턴 후보는 50% 지지를 받아 38%에 그친 트럼프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트럼프 후보의 상승세에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재수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FBI는 지난 10월 28일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재직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을 이용해 업무를 봤다는 이른바 '이메일 스캔들'을 재수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실상 승패를 가를 경합 주에서도 트럼프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29명의 선거인단이 배정돼있는 최대 경합주인 플로리다 주의 경우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가 앞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FBI의 재수사 발표 전인 지난 10월 25~27일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와 시에나 대학교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4% 포인트 앞선 트럼프 후보는 여론조사기관 레밍턴리서치가 지난 10월 30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 후보를 4%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또 다른 주요 경합 주인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경우 클린턴 후보가 줄곧 근소한 우위를 지켜왔으나 FBI의 재수사 방침 발표 이후 트럼프 후보가 승리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지난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여론조사기관 '서베이USA'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51%의 지지를 얻어 44% 지지에 그친 클린턴 후보에 7% 포인트 앞서기도 했다.
18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오하이오 주에서도 트럼프 후보의 우세가 이어지고 있다. 10월 중순 이후 줄곧 클린턴 후보에 1% 포인트로 앞서고 있는 트럼프 후보는 30일 발표된 레밍턴리서치 조사에서 클린턴 후보를 5% 차이로 제쳤다.
이에 트럼프 후보가 막판 대 역전극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각 주별로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그 주에 배정돼있는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승자독식제를 택하고 있는 미국의 대선 제도 특성상 트럼프 후보의 역전은 쉽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대선 분석 모델인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클린턴 후보가 플로리다 주, 오하이오 주, 펜실베이니아 주, 콜로라도 주 등의 경합 주를 가져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렇게 되면 클린턴 후보가 다른 경합 주에서 모두 패하더라도 트럼프 후보가 승리할 길은 없다는 분석이다.
네이트 실버가 운영하는 온라인 선거분석 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fivethirtyeight)' 역시 클린턴 후보가 29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플로리다 주와 18명인 오하이오 주, 15명인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모두 패한다고 해도 선거인단 과반인 270명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 상황에서 그나마 판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6명이 걸려있는 네바다 주와 9명이 걸려있는 콜로라도 주 정도인데, 이들 주는 여전히 클린턴 후보가 우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전역에서 시행된 여론 조사 결과를 종합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지난 10월 30일 콜로라도 주를 '클린턴 우세'에서 '경합'지역으로 재분류했다. 또 지난 1일에는 4명의 선거인단이 걸려있는 뉴햄프셔 주를 '클린턴 우세'에서 '경합'지역으로 변경했다. 이에 클린턴 후보가 선거인단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선거 당일까지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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