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병화된 '살인 경찰'"

경찰, '살인 경찰의 날' 기자회견 봉쇄 "대통령 보호"

경찰의 날인 21일, 경찰 물대포에 숨진 고(故) 백남기 농민의 유족이 "살인 경찰은 반성하라"고 촉구했다.

백남기 투쟁본부와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살인 경찰의 날'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은 백남기 농민 앞에 사죄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당초 9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리기로 했다. 그러나 경찰 측은 100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회견이 열리기로 예정됐던 세종문화회관 계단을 원천 봉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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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씨의 유가족과 투쟁본부 측이 이에 항의하자, 경찰은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경호권이 발동됐다'고 했다. 이날 11시부터 세종문화회관에서 경찰의 날 71주년 행사가 진행되고, 이곳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기 때문에 진입을 통제한다는 설명이었다.

결국 기자회견은 세종문화회관이 아닌 광화문광장에서, 예정된 시각보다 30분 늦어진 오전 10시께에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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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농민의 딸 백도라지 씨는 경찰의 봉쇄에 대해 "뭐가 두려운 건지 모르겠다. 할 말을 하겠다는데 왜 막는 것이냐"며 "아마 일말의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겠다"고 했다.

도라지 씨는 "경찰이 의문점이라고 제시한 게 해결됐음에도 서울청 수사부장은 '사인이 분명해도 부검할 때가 있다'고 한다"며 "가해자, 살인자가 피해자에게 협상을 운운한다는 것은 적반하장이며 안면몰수로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부검 시도를 중단하고 책임자 처벌하고, 국회에서 위증한 이철성 청장은 반드시 사퇴하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국민을 위한 경찰이 대통령 개인을 위한 사병으로 전락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지난 20일 사제총 사건으로 인한 고(故) 김창호 경위의 사망을 애도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선 경찰관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큰 박수와 격려를 해야 하는 이날, 우리는 경찰 당국에 축하가 아닌 규탄과 경고를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김영호 전국농민회 의장은 "기자회견을 하는 국민 보호가 기본인데, 우리를 숨도 못 쉬게 막고 보이지도 않게 에워싸서 30분간 승강이를 벌였다"며 "경찰은 지금 공권력이 아니라 사병화된, 개인 권력화 된 것을 직시하고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날에 기념식 하면서 자화자찬할 게 아니라, 앞으로는 사병화되지 않은 권력이 되겠다는 선언을 하고 석고대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최종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직무대행은 "71년간 경찰은 정권의 시녀로 사병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경찰의 열악한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해서라도, 박근혜 정권의 사병으로 경찰이 쓰이지 않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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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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