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 명분 쌓는 경찰로부터 고인 지켜내자"

백남기 투쟁본부, 시민지킴이 240시간 집중 행동 체제 돌입

고(故) 백남기 농민에 대한 부검 영장 집행 만료 기한이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찰은 백 씨 유족 측에 수차례 면담을 시도하는 등 강제 집행을 위한 '명분 쌓기'를 이어가고 있으며, 유가족과 시민은 경찰의 강제 집행에 대한 비상 대비 체제를 꾸리고 있다.

경찰은 17일 백 씨 유족 측에 다섯 번째 부검 협의 관련 공문을 보냈다. 이날 오후 2시 장경석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이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찾아와 유족과 면담을 시도했다.

유족 측은 지난 4차 협의 시도 때와 마찬가지로 직접 면담에 참여하지 않았고, 법률대리인인 이정일 변호사가 대신 면담에 참여했다. 장 수사부장은 이 변호사를 통해 유족 측 부검 참여 대표자 및 일시, 장소를 통보할 것을 요구했다. 시한은 19일까지다.

매번 빈손으로 돌아가지만 경찰의 표정은 비교적 여유롭다. '경찰의 면담 시도, 유족 측의 거절' 상황이 반복될수록 경찰은 부검 집행을 위한 명분을 쌓는 셈이기 때문이다.

경찰은 영장 기한 만료일까지 유족 측과 협의를 시도하겠다면서도 부검 강행 의지를 굽히고 있지 않고 있다. 이에 유족과 시민사회 측은 언제든 경찰이 '시신 탈취'를 시도할지 모른다고 염려하는 입장이다.

백남기 투쟁본부는 지난 16일 0시부터 25일 자정까지 '시민 지킴이단 240시간 집중 행동'에 나설 것을 선포했다.

투쟁본부는 18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지킴이단' 참여를 호소했다.

이들은 "이제 일주일이다. 하루라도 좋고 단 한 시간이라도 좋으니 이곳(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모여달라"며 "정권의 잔인한 패륜으로부터 고인을 지켜내고 무너진 민주주의와 정의를 회복하자"고 촉구했다.

시민 지킴이단에는 공지영 작가, 변영주 영화감독, 부지영 영화감독 등도 합류하며, 조국 서울대 로스쿨 교수 등은 집중 행동 행사의 일환으로 열리는 시민 특강 연사로 나설 계획이다.

▲백남기 시민지킴이단 240시간 집중행동 기자회견. ⓒ프레시안(서어리)

백 씨 변호인단, 부검 집행 중단 및 철회 의견서 제출

백 씨 변호인단은 백 씨에 대한 부검 집행 철회를 요구하는 의견서를 서울중앙지검과 서울 종로경찰서에 제출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유족들은 부검 영장 전문 공개와 책임자 처벌 없이는 경찰과 만나지 않겠다고 수차례 밝혔지만, 경찰은 이를 무시한 채 다섯 차례에 걸쳐 협의를 요청하고 빈소에 찾아오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의견서를 통해 "경찰과 검찰은 고인의 사망원인이 경찰의 물대포 직사살수행위와 '빨간 우의'의 가격행위 중 어떤 것인지를 가리기 위해 부검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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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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