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정치와 경제의 새 판 짜기에 저의 모든 것을 바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더 늦기 전에 대한민국은 정치와 경제를 완전히 새롭게 바꿔야 한다"며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손학규 전 대표는 "87년 헌법 체제가 만든 제6공화국은 그 명운을 다했다. 지난 30년 동안 조금씩 수렁에 빠지기 시작한 리더십은 이제 완전히 실종됐다. 제6공화국 체제에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더 이상 나라를 끌고 갈 수가 없다. 이제 제7공화국을 열어야 한다"며 정계 복귀의 명분으로 개헌론을 제시했다.
손학규 전 대표는 또 "국회의원, 장관, 도지사, 당 대표를 하면서 얻은 모든 기득권을 버리겠다. 당적도 버리겠다"며 탈당을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무엇이 되겠다는, 꼭 대통령이 되겠다는 생각도 없다. 명운이 다한 제6공화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 저한테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손학규 전 대표는 "제7공화국을 열기 위해, 꺼져버린 경제 성장의 엔진을 갈아 다시 시동을 걸기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만 보고 소걸음으로 뚜벅뚜벅 걸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출 주도형 대기업 중심 경제 구조'와 제6공화국 체제의 리더십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개헌안을 구상하고 있는지는 이 자리에서 밝히지 않았다.
손학규 전 대표가 정계 복귀와 동시에 탈당 선언을 하면서 야권의 대선 지형이 변동할지 주목된다. 이날 정계 복귀 기자회견에 앞서 그는 이종걸 전 원내대표 등 일부 친분이 깊은 의원들과 회동, 탈당 결심을 밝혔었다. 손 전 대표의 '직계'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의원의 후속 탈당도 점쳐지긴 하나, 대규모 탈당은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손학규 전 대표의 정계 복귀설을 전해들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이날 "국가가 위기 상황인 만큼 한 사람이라도 더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러브콜을 보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야당의 훌륭한 인재가 다시 정계 복귀해 야권으로 돌아오는 것은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며 "국민의당으로 와서 강한 경선을 통해 꿈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거들었다.
손학규 전 대표가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말한 만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당장 국민의당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분간 제3지대에서 힘을 키운 뒤, 국민의당에서 대선 경선을 치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새 판 짜기'를 강조한 만큼, 아예 창당을 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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