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이어 화물차도 10일 파업 돌입, 왜?

화물연대 "저운임 보호책마저 없애려…하루 13시간 일해도 최저생계비"

철도 노동자에 이어 화물 노동차도 총파업에 돌입했다. 화물 노동자들이 파업을 한 것은 4년 만의 일이다.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화물연대가 10일 새벽 0시부로 전면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화물노동자를 위한 법 제도 개선에 나설 때까지 전면 파업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파업의 쟁점이 되는 것은 정부가 9월 30일 발표한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이다. 이 방안에 따르면 앞으로 1.5톤 미만의 소형화물차(일반운송업), 택배차(개인운송업)에 대한 '수급조절제'를 폐지하고 자유로운 증차 및 신규 허가를 허용기로 했다. 한마디로 화물운송업 진입규제를 대폭 완화한다는 이야기다.

'수급조절제'는 화물차의 공급 과잉으로 인한 과당 경쟁, 운송료 덤핑 등 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2004년부터 실시한 제도다. 화물연대는 이 제도가 폐지되고 진입규제를 완화할 경우, 화물차 과잉 공급으로 내부 경쟁이 심화하고, 저운임 시장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렇게 될 경우, 화물노동자들은 과적을 통해 짐을 더 싣거나, 지금보다 장시간 운전을 통해 수입을 보충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고 화물연대는 주장한다.

▲ 지난 5일 기자회견을 진행 중인 화물연대. ⓒ공공운수노조

"그나마 있던 규제도 없애겠다고 하고 있다"

총파업에 앞서 지난 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화물연대는 "우리는 '밑바닥 운임'과 무권리로 인해 수많은 세월을 고통 받아왔다"며 "화주와 대형운송사가 일방적으로 정하는 운임, 화주의 최저입찰 강요, 다단계 중간착취로 인해 화물노동자는 하루 평균 13시간을 넘게 일해도 수입은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름값이 폭등하면 운송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심각한 위기에 빠지고 기름값이 떨어지면 화주와 물류자본이 일방적으로 운송료를 삭감해 또다시 위기에 빠지게 된다"며 "화물노동자는 화물차 번호판을 사용하는 대가로 운송사에 수천만 원을 빼앗기고도 그 번호판을 언제 빼앗길지 모르는 노예계약과 자본의 횡포로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구조 속에서 화물노동자는 과적과 과속, 장시간 노동, 야간 운전 등 위험한 운행에 내몰리고 있다"며 "이는 화물노동자뿐만 아니라 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매년 평균 1231명, 하루 평균 3.37명이 화물차 사고로 사망했다는 것.

이들은 "이런 비극을 끝내려면 화물운송시장을 확 뜯어고쳐야 한다"며 "밑바닥 운임을 해소해 화물노동자의 생계를 보장하고, 화물노동자의 권리 보장과 과적 근절 방안을 마련해 위험한 운행을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하지만 정부 물류자본의 이윤 확보를 위해 그나마 있던 규제(수급조절제)도 없애겠다고 하고 있다"며 "우리는 정부가 작금의 화물운송시장 구조개악을 중단하고, 화물노동자의 권리 보장과 국민의 안전을 위해 잘못된 법과 제도를 바꿀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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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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