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박 시장은 5일(현지 시각) 동포·유학생 간담회에서 내년 대선 관련 질문을 받고 "내년 대선이 정말 중요하다"며 "어지럽고 도탄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는 정권교체가 답"이라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현지발로 보도했다.
박 시장은 이어진 질문에 "왜 고민이 없겠느냐"면서도 "더 얘기하면 서울에 있는 신문 1면에 톱으로 나올 수 있다"는 농담으로 대선 관련 추가 언급을 피해 갔다.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질문에는 "대권 후보로 이야기되는 사람이라면 기본 저력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만 했다.
박 시장은 뉴욕 주재 한국 언론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시장 임기를 다 채울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서울시장 직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개인의 결단이 중요하지만 동시에 시대의 요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시대의 요구'가 있다면 시장 임기 중에라도 대권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말로 풀이된다. 그는 "그것(임기를 마치는 것)이 중요하긴 하지만 (대선은) 그것을 넘어서는 문제"라고 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시대의 요구'와 관련,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의 '샌더스 돌풍'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1%가 사회의 부를 독점하고 나머지 99%는 소외되는 불균형이 낳은 결과"라며 "한국도 경제성장 동력이 식었고 불평등이 심화하고 있어 미국에서의(샌더스 현상 같은) 돌풍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년 대선의 핵심은 경제적 불평등"이라며 "내년은 분명히 99%의 반란이 일어날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 한국 경제성장률이 5%, 노무현 정부 때 4.3%였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747'(7% 성장, 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 공약을 했는데 아직 소득은 3만 달러가 안 됐고, 성장도 2.9%에 불과하다"고 새누리당에 대해 날을 세우기도 했다.
2016년 9월 현재, 야권 대선주자 현황은?
박 시장은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압도적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한 이후, 꾸준히 대선주자로 거론돼 왔다. 지난해 10월 전후로는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적도 있고, 최근에도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와 함께 야권 주자들 중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박 시장이 더민주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들면 경선 판은 더 커지게 된다. 문재인 전 대표는 더민주 대선후보 경선의 '상수'이고, 이번 총선에서 '대구 돌파'에 성공한 김부겸 의원도 지난달 30일 "당권 불출마 선언 이후 사실상 대선 경선 출마를 준비해 왔다.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발표하며 사실상 출마를 선언했다. 이어 안희정 지사가 이달 첫날 "김대중, 노무현의 못 다 이룬 역사를 완성하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동교동도 친노도, 친문(親文·친문재인)도 비문도 뛰어넘을 것"이라고 대권 의지를 시사했다. 문 전 대표는 김 의원과 안 지사의 '도전'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의 경우는 더민주 대선후보 경선에 도전할지, 국민의당이나 이른바 '제3지대'행을 선택할지 여부가 관심사다. 정운찬 전 총리도 손 전 고문과 비슷한 상황이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새누리당을 탈당한 이재오 전 의원 등이 주축이 된 '늘푸른한국당' 창당 기념 강연에 연사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정 전 총리는 이명박 정부 때 총리였던 자신과 특임장관이었던 이 전 의원 간의 인연을 강조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중간 지대'에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손 전 고문과 정 전 총리에 대해 연일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것은 국민의당이다. 국민의당의 경우, 물론 '상수'는 안철수 전 대표다. 천정배 전 공동대표도 자신의 싱크탱크 격인 '자구구국 포럼'이 오는 8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호남 정치를 주제로 강연회를 여는 등 호남행에 나설 계획을 발표하며 이목을 모으고 있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도 국민의당 소속 주자 중 하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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