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각종 비리가 드러난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지난 2011년 9월 2억 원 상당의 초호화 유럽 여행을 제공 받고 이를 전후로 대우조선해양에 우호적인 사설 등을 써 준 유력 언론인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이라고 29일 공개했다.
대우조선해양이 동원한 호화 제트기에 남상태 전 사장의 연임 로비 창구로 지목된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박수환 대표와 함께 '유력 언론인'이 동행했었다고 지난 26일 밝힌 데서 한 발짝 더 나아간 폭로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해당 언론인이 반론을 제기했기 때문에 더는 실명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면서 대우조선해양과 유착한 '유력 언론인'의 실명을 밝혔다.
김 의원은 송 주필과 조선일보 측이 "그리스 국가부도위기 당시 취재 차원의 공식 초청에 따른 출장으로 그리스에 갔었고 전세 비행기를 타기는 했지만 이용 거리를 계산하면 200만 원 대라고 밝혔다"면서 "그러나 애석하게도 사실은 그와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여행 일정은 그리스뿐 아니라 이탈리아 베니스 로마 나폴리 소렌토, 영국 런던 등 관광지 위주로 짜여 있었다"면서 "초호화 요트, 골프 관광에 유럽 왕복 항공권 일등석도 회사로부터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송 주필이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제공받아 탄 것과 같은 종류의 요트 사진도 공개했다. 그는 "초호화 요트를 빌려서 나폴리에서 카프리를 거쳐서 소렌토까지 운행했다"면서 "하루 빌리는 돈이 2만2000유로, 당시 환율 기준으로 한화 3340만 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당시 여행 일정 중 9월 9일에는 골프가 포함돼 있었다고 강조하며 "그리스 국가 부도에 관한 취재를 초호화 요트를 타거나 골프장에서 과연 해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왕복 항공권은 1250만 원 상당이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그는 송 주필이 "인천에서 파리를 거쳐서 베니스로 가고, 돌아올 때는 런던에서 인천으로 왔다"면서 "일등석 항공권을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받아 그 비용이 무려 1250만 원이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어렵게 구한 대우조선의 행사 일정표를 보면 참석 방문 인사란에 'VVIP 두 분' 이렇게 기재 돼 있다"며 "그 두 사람이 누군지 이미 아실 것이다"라고도 했다. 송 주필과 구속된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라는 지적이다.
송 주필과 대우조선해양의 유착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로 김 의원은 2009년 대우조선해양이 발주한 쌍둥이 배 '노던재스퍼 노던 쥬빌리호' 명명식에 송 주필의 배우자가 참석했다는 점도 들었다.
김 의원은 "2009년 8월 17일 거제 오포 조선소에서 쌍둥이배 명명식이 있었다"면서 "관례적으로 명명식이 여성이 주도하도록 돼 있다. 배에서 연결 밧줄을 도끼로 끊게 돼 있는데 당시 뱃줄을 끊은 사람은 송 당시 논설주간의 배우자였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통상 명명식에 초청되는 여성은 국가적으로 큰 배일 경우 영부인이 하는 경우도 있고 보통 선주의 아내나 딸 등 여성들이 와서 명명식을 한다더라"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번 사건은 언론인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 수준을 넘어 범죄 행위가 될 수 있다"면서 "남상태 사장은 두 번째 사장 연임을 희망하고 있었고 초호화 향응 제공은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도 말했다.
김 의원의 이번 폭로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의 직권 남용·횡령 배임 의혹 등을 공세적으로 제기한 조선일보에 청와대와 친박계가 반격을 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2일에는 문화방송(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한 인터뷰에서 우 수석의 범죄 혐의가 불확실하다고 주장하며 "만약 문제를 제기한 언론사도 이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신문사 전부 폐업할 것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 관련 기사 : 김진태, <조선> 겨냥 "사실 아니면 폐업할 건가")
한 청와대 관계자는 "우 수석에 대한 첫 의혹 보도가 나온 뒤로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과 좌파 세력이 우병우 죽이기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우 수석 의혹에 대해 입증된 것이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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