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평양에서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탈북자 출신 남성인 고현철 씨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에이에프피>통신은 고 씨가 아이들을 납치해 한국으로 데려가려 했다고 자백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고 씨가 "아이들을 납치하는,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통신은 고 씨가 스스로 자신의 행적에 대해 자백했다고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고 씨는 밀수에 연루돼 북한 당국의 조사를 받은 뒤 2013년 1월 탈북을 감행했다. 이후 중국에서 1년 동안 체류하다가 라오스와 태국을 거쳐 지난 2014년 한국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고 씨는 탈북 이후 남한 사회에 정착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고백하면서, 직업이 없어 탈북자 단체를 찾았다가 그곳에서 지난해 국정원 요원을 소개받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국정원이 자신에게 중국 단둥(丹東)으로 가서 과거 밀수를 했을 당시의 연락책들을 만나 북한으로부터 '민감한 물건'을 빼 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이 말한 민감한 물건은 고아였다.
고 씨는 지난 5월 북한에서 고아를 납치할 경우 1인당 1만 달러(한화 약 1130만 원)를 주겠다는 이야기를 국정원으로부터 들었다면서, 5월 27일 중국에서 북한으로 건너가 고아원에 있던 각각 8살과 9살 아이를 납치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납치는 실패로 끝났고 몇 시간 안에 체포됐다.
그는 "그들(국정원 관계자)이 나한테 집단 탈북한 여성 (북한 식당 종업원) 12명을 아느냐면서, 그 사건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통신은 현재 남북 간에는 지난 4월 7일 남한에 도착한 북한 식당 종업원 12명을 두고 갈등이 진행 중이라면서, 지금 이 시점에 북한이 기자회견을 연 의도가 무엇인지에 주목했다. 북한은 단체 탈북한 이 종업원들이 한국 국정원에 의해 납치됐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북한의 민간인 감금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이 우리 국민들을 일방적으로 체포하여 이를 기자회견 등 선전전에 이용하고 있는 행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면서 "고현철 씨를 비롯하여 억류 중인 우리 국민들을 조속히 석방하고 우리 측에 지체없이 송환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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