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관료 "민중 99%는 개·돼지, 먹고 살게만 해주면 돼

<경향신문>, 교육부 정책기획관 '소신' 발언 공개

교육부 고위 관료가 기자들 앞에서 "민중은 개, 돼지로 취급하면 된다"며 "(우리나라도) 신분제를 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9일자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교육부 나향욱 정책기획관은 지난 7일 저녁 서울 종로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저녁을 함께 한 자리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공무원 정책실명제에 대한 얘기를 나누던 중 '신분제' 얘기를 꺼냈다.

당시 나 기획관은 "나는 신분제를 공고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두 농담이라고 생각했으나, 나 기획관은 본인의 소신임을 밝혔다고 한다.

나 기획관은 "(민중은) 개·돼지로 보고 먹고살게만 해주면 된다"며 "(여기서 말하는 민중은) 99%"를 말한다고 언급했다.

나 기획관은 "신분이 정해져 있으면 좋겠다는 거다. 미국을 보면 흑인이나 히스패닉, 이런 애들은 정치니 뭐니 이런 높은 데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는다. 대신 상·하원… 위에 있는 사람들이 걔들까지 먹고살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거다"라고도 말했다.
▲<경향신문> 홈페이지 갈무리
"기획관은 구의역에서 컵라면도 못 먹고 죽은 아이가 가슴 아프지도 않은가. 사회가 안 변하면 내 자식도 그렇게 될 수 있는 거다. 그게 내 자식이라고 생각해 봐라"라는 지적에 나 기획관은 "그게 어떻게 내 자식처럼 생각되나. 그게 자기 자식 일처럼 생각이 되나"라며 "(내 자식처럼 가슴이 아프다고) 그렇게 말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말했다.

"지금 말한 게 진짜 본인 소신인가"라는 질문에 "내 생각이 그렇다는 거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나 기획관은 사회적 간극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말에 "아이고… 출발선상이 다른데 그게 어떻게 같아지나. 현실이라는 게 있는데"라고 했다.

나 기획관은 이튿날인 8일 저녁 대변인과 함께 편집국을 찾아와 "과음과 과로가 겹쳐 본의 아니게 표현이 거칠게 나간 것 같다. 실언을 했고, 사과드린다"고 말했다고 한다.

교육부 정책기획관(고위공무원단 2~3급)은 교육부의 굵직한 정책을 기획하고 타 부처와 정책을 조율하는 주요 보직이다. 나 기획관은 행정고시 36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 비서관,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했고 지난 3월 정책기획관으로 승진했다.

이 신문은 "<경향신문> 기자들은 발언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수차례 해명의 기회를 주었으나 나 기획관은 처음의 발언을 거두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사석에서 나온 개인 발언이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고위 간부의 비뚤어진 인식, 문제 발언을 철회하거나 해명하지 않은 점을 들어 대화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고 보도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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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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