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위원장은 29일 오전, 비대위원장 취임 후 첫 의원총회를 소집해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한다. 어쩐지 옆자리가 허전함을 느끼는 오늘"이라며 두 대표 사퇴에 아쉬움을 표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몇 개월 동안 어려운 시기에 당 대표를 맡아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등 여러 업적을 쌓았음에도 불구하고, 위기 수습의 어려움 때문에 책임지고 물러난 두 대표의 희생이 우리에게 또다른 수습의 길을 열어주었다"며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기렸다.
박 위원장은 이어 "안철수·천정배 두 분은 국민의당의 훌륭한 자산"이라며 "우리 당의 큰 자산인 안·천 두 대표의 성공을 위해 아낌없이 협력하고 뛰겠다"고 했다. 그는 "안철수의 '새 정치', 천정배의 '유능한 개혁 정당' 목표는 우리가 향후 활동에서 이어가야 한다"며 "그것이 두 대표의 노고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대표가 당을 완전히 떠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 리더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안 전 대표가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대권 가도로 가는 것, 그 자체가 당을 위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러한 의미에서 (당과) 함께 할 것이라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당의 간판이 '안철수'에서 '박지원'으로 교체되면서, 국민의당 내 주류가 기존 친안철수계에서 박 위원장으로 대표되는 호남계로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아니라는 사인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당직) 인사를 최소화해 당직자들의 동요를 막고 소신 있게 일하게 하겠다"고 천명하기도 했다.
비대위원 인선에 대해서는 "당 내외의 의견을 수렴해 비대위를 조속히 출범시키겠다"고만 언급했다.
박 위원장이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리베이트 파동'으로 공황상태에 빠진 국민의당을 조속히 수습하고 안정시키는 일로 보인다. 그는 "당의 시스템과 기풍을 다시 확립하겠다"고 강조했다. 의총에 앞서 열린 의원 정책역량 강화 워크숍에서는, 그간 진행된 워크숍 출석 실적을 토대로 '우수 의원'을 뽑아 표창을 주기도 했다. 워크숍 책임자인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박 위원장이 상패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나 '출석부 체크'를 하고 있다는 것을 저도 어제 알았다"며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물론 국민의당이 안정을 되찾으려면 '리베이트 파동'의 여파를 차단하는 것이 급선무다. 박 위원장은 의혹 관련 인물인 박선숙 의원과 김수민 의원에게 '의총 등 당 행사에 나타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CBS 인터뷰에서 "(출당 등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눈높이와 ('기소 후 당원권 정지'라는) 현실적 당헌·당규의 괴리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분들도 자기들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당내 행사에 오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고 저도 '오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박·김 두 의원에게 우회적으로 자진 탈당을 권고하기도 했었지만 "지금 유무죄가 아직 나오지 않고 본인들은 '결백하다' 주장하고 있는 판국"이라며 "당헌·당규에 의거해 기소되면 당원권 정지를 하는 이상의 방법은 없다"고 "이것이 고민스럽다"고 했다.
그는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현실과 국민 정서상의 괴리가 있다"며 "본인들이 스스로 탈당해 주지 않는 경우에는 제명이건 출당이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현행법상 국민 정서에 부합되지 못해서 비난을 받는 것은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원, 손학규에 공개 러브콜…"文 있는 더민주 말고 우리 당 오라"
한편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인재 풀을 넓힌다는 의미에서 전남 강진에 있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게도 많은 러브콜을 했다"며 "그런 분들이 당에 들어와서 활동도 하고, 함께 안철수 전 대표와 (대권) 경쟁도 하는 그런 구도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손 전 대표에게) 노크를 수 차례 했는데 아직 문은 안 열렸다"며 "손 전 대표가 당 대표나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겠다는 분이 아니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또) 기왕에 더민주에는 문재인 전 대표라는 분이 계시기 때문에, 우리 당으로 와서 경쟁을 하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이번 비대위 구성 과정에서 그 분에게 '비대위원장 맡아 달라', '비대위원 맡아 달라' 하는 것은 결례"라며 "앞으로 비대위원장을 하면서 그 분도 한 번 만나고, 또 다른 여러 분들을 만나 우리 당에서 함께 활동할 수 있도록 권유를 해 보고, 만약 그 분들이 들어오시면 공정한 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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