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수용, 시진핑 만나나? 북중 관계 촉각

중국 "북한과 우호적인 협력관계 발전시킬 것"

중국을 방문한 북한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의 회동으로부터 본격적인 방중 일정을 시작했다.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일 리 부위원장과 쑹타오 부장이 지난 5월 31일 베이징에서 만났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 자리에서 리 부위원장이 북한의 핵-경제 병진 노선에 대해 강조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리수용 동지는 담화에서 김정은 동지께서 (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킬 데 대한 전략적 노선을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해 나갈 조선노동당의 원칙적 입장을 천명하신 데 대해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쑹타오 부장이 "중국 당과 정부는 김정은 위원장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조선노동당과 인민이 자기의 실정에 맞는 발전의 길로 나가는 것을 확고부동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리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제7차 당 대회 이후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노동당 위원장에 추대됐다고 밝혔으며, 쑹타오 부장은 "중국 공산당의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열렬한 축하를 드린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통신은 쑹타오 부장이 "두 당, 두 나라 노세대 영도자들께서 마련하고 꽃피워주신 귀중한 재부인 전통적인 중조 친선 관계를 고도로 중시하며 새로운 환경에 맞게 더욱 공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확언했다"고 덧붙였다.

▲ 지난 5월 31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리수용(왼쪽)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악수하고 있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

리수용 방중, 북중관계 개선 신호탄?

리 부위원장의 이번 중국 방문으로 그동안 불편했던 북중 관계가 개선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리 부위원장이 1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을 만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31일 중국 대외연락부는 리 부위원장과 쑹타오 부장의 회담과 관련한 발표문에서 "북한은 제7차 노동당 대회 상황을 설명했다"면서 양측이 북중 간 전통적 우의를 소중히 여기고 양당 간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 역시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북중 관계와 관련한 질문에 "중국과 북한은 중요한 이웃이며 우리는 북한과 정상적이고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발전시킬 것을 희망한다"고 답했다.

그런데 이러한 중국 고위 당국자들의 언급이 외교적인 발언이라고만 간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화춘잉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이 종료된 직후 리 부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의 만남 여부와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사견(私見)을 전제로 리 부위원장과 시 주석의 만남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에 대해서도 북중 양측이 고위급 교류를 포함해 모든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여지를 열어뒀다.

물론 리 부위원장의 방북이 지난 제7차 당 대회 결과를 중국에 설명하려는 관례적인 방문이라는 관측도 있다. 실제 북한은 지난 2010년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당 대표자대회 이후 이를 설명하기 위해 최태복 당시 중앙위원회 비서를 중국에 보낸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국제적인 제재 국면에 처해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의 방중이 '당 대회 결과 설명'이라는 목적만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리 부위원장이 시 주석을 만나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가능성을 타진한다면 이는 본격적인 북중관계 복원을 시도하는 것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동아시아를 둘러싼 대외 환경 때문에라도 중국이 북한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진단도 나온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과 일본을 방문하면서 대(對) 중국 포위 전략을 강화함에 따라, 중국이 북한을 끌어당겨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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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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