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박근혜 '소녀상' 발언 정면 반박 파문

日 관방 부장관 "한일 합의, 소녀상 철거 포함돼 있다"

소녀상 철거는 "합의에서 전혀 언급도 안 된 그런 문제"라고 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가 27일 정면으로 반박, 논란이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전날 지난해 12월 있었던 한일 위안부 협상과 관련해,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철거와 협상 합의문 이행은 "전혀 (연계가) 언급도 안 된 그런 문제"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나아가 "지금 소녀상 철거하고 연계가 되어 있느니 어쩌니 하는데 이건 정말 합의에서 언급도 전혀 안 된 그런 문제인데, 그런 것을 가지고 (시민단체나 야당이) 선동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전날 있었던 청와대 출입 언론사 편집.보도국장찬 간담회에서다. (관련기사 : 박근혜 "위안부 협상, 소녀상 언급도 안 돼"…거짓말?)

그러나 일본 정부가 즉각 반박했다. 이날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 부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전날 발언에 대해 질문을 받자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차세대에 물려주지 말고, 서로 일한 새 시대의 새 관계를 구축해 가자는 것이 일한합의의 큰 의의"라며 "그런 의미에서는 세부사항의 하나로 (소녀상 철거가) 포함돼 있다는 것이 내 인식"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을 대신해 하기우다 부장관이 진행한 것이었다. 즉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밝히는 자리였던 셈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이 대통령의 발언에 사실상 공개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기우다 부장관은 지난 6일에도 한 방송에 출연, "소녀상이 어떻게 되느냐, 뭐가 어떻게 되느냐는 것은 (한일 간 합의문에) 분명히 쓰여있다"며 "양국간 관계에서 말하자면 '패키지'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었다.

▲위안부 소녀상 ⓒ프레시안(최형락)

진실은 무엇일까? 한일 외교장관의 공동합의문을 보면,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발표한 내용 중 2항에 "일본 정부가 한국 소녀상에 대해 공관의 안녕을 우려하는 점을 인지하고 관련단체와의 협의 하에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를 두고 일본 측은 '패키지', 즉 합의 이행과 소녀상 철거가 연계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주장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당시 소녀상 철거 관련 정부의 노력 부분을 합의문에 담은 것 자체가 일본의 요구에 의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의 '부실 협상' 논란은 크게 일었었다. 정부의 지나친 양보가 일본 정부에 빌미를 준 셈이다.

박 대통령은 전날 위안부 소녀상 관련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번에 어렵게 어렵게, 그것도 보통(이 아니고) 협상이 정말 난항(을 겪었는데), 그렇게 힘든 협상도 아마 드물 겁니다. 그렇게 해서 어렵게 합의를 봤습니다. 그래서 지난번에 미국에서 핵안보정상회의를 할 때 한․일 정상회의도 했어요. 거기에서 아베 총리와 회담을 하면서 이렇게 어렵게 이루어낸 합의에 대해서, 정말 왜 이 합의를 했느냐 하는 것에 대한 그 정신, 취지, 그런 것에 대해서 어긋나지 않게 해 나가면서 후속 조치, 재단 설립이라든가 이런 후속 조치를 성실하게 이행해 나가고, 또 미래 세대한테도 이런 것을 가르쳐야 된다 그런 얘기를 하고 또 그런 내용을 확인을 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자꾸 딴소리를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주장대로 '연계'가 합의에서 전혀 언급된 게 아니라면, 합의문을 왜곡하는 일본 정부의 이같은 태도를 적극 규탄하는 등 행동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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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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