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TV] 산으로 가는 '부산국제영화제'

부산시민들, 영화인 부산시간 공방에 졸속 행사로 전락 불보듯 '걱정태산'

[앵커 임창섭 취재본부장]

부산국제영화제가 표류하고 있습니다.

영화인들은 부산시에 ‘간섭하지 마라’.

부산시는 조직위에 ‘돈 똑바로 써라’.

영화인들과 부산시의 끝간데없는 공방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합니다.

20여 년이 지났어도 여전히 한해 60억 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해야 하는 부산국제영화제.

찬조 규모까지 합치면 1회에 120여억 원을 퍼넣는 돈먹는 공룡이 돼 버린지 오래입니다.

그런데 이렇듯 혈세와 수천여 명에 달하는 시민들의 자원봉사로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질 지도 모르는 백척간두에 섰습니다.

부산 시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안정은 최상인 이현석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REP 안정은 기자]

️ 조직위, 올해 예산 123억 원 통과시켰지만 아직도 집행 예산 신청하지 않아
“전반적으로 준비에 차질”

조직위는 지난달 25일 정기총회에서 부산시 지원금 60억 원을 포함해 올해 예산 123억 원을 통과시켰습니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록 집행 예산을 신청하지 않아 영화제 육성을 위한 국비지원 공모사업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외 게스트 섭외와 포스터 제작 등 전반적인 준비 작업도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입니다.

[INT 문웅 / 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 기획실장]

(올해 영화제 준비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100%를 여기에다 신경을 써야 된다면 지금은 그러지 못하는 상황인거죠. 상반기에 초청되는 작품들도 있었는데 지금은 사실상 상반기에 초청되는 작품들이 거의 없는 상황이긴 하죠. 예년만큼 준비는 못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고요...”

️ 영화제 관심 해마다 줄어 그야말로 ‘행사를 위한 행사’로 전락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관심은 해마다 줄어들어 사실상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말 그대로 행사를 위한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STD 안정은 기자]

불과 몇 년 전, 적어도 영화제 기간 동안 해운대 밤거리는 영화인들과 국내외 관광객들, 그리고 부산시민들로 북적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런 풍경은 사라진지 이미 오래입니다.

[INT 김종해 / M음식점 사장]

“초창기 같은 경우에는 저희들 가게에 연예인들이 상당히 많이 왔었는데 작년에는 연예인들이나 영화 관계자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었습니다. (손님이) 3분의 1 정도로 위축된 것 같았습니다. 손님이 상당히 적었다고 할 수 있죠. 해운대 전반적으로 아마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저희 가게 뿐 아니라...”

️ 한류스타 한명 찾지 않는 썰렁한 영화제...부산 찾는 외국인도 발길 뜸해

개막식 때조차 한류스타 한명 제대로 보이지 않고 폐막식 때는 취재하기조차 부끄러울 정도로 참석하는 영화인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당연히 한류스타 바람은 불지도 않고 한류를 찾아 부산을 찾는 외국인들도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REP 최상인 기자]

️ 영화인들, 부산시 보복 그만하고 사태 책임져라

영화인들은 부산시가 영화제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INT 영화인 관계자]

"(부산시가) 저희 상영작품에 대해서 상영하지 말라 하라 할 수 없게끔 제도적 독립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고요. (그래서) 부산시와 다툼이 있는 거예요."

박찬욱 류승완 감독과 하정우 유지태 등 68명의 자문위원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철회도 강력히 촉구하고 있습니다.

[INT 영화인 관계자]

"입장이란 게 당연히 아닌 거죠 합법적으로 절차에 따라서 임명을 했고, 그건 가처분 기각돼야 한다고 하는 게 저희 입장입니다."

세월호 관련 영화 <다이빙벨> 상영 이후 영화제 흔들기와 보복 조치를 중단해야 한다고 연일 비난하고 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전면 거부 움직임마저 일고 있는 실정입니다.

[INT 영화인 관계자]

"저희는 그렇게 보고 있어요. 영화제서는요. 그거(다이빙 벨) 상영한 이후로 일년에 여러 가지 사건들...지원금 삭감, 거기에 따른 검찰 고발 그런 게 계속적으로 이뤄졌었고...(이용관 전 위원장을) 사퇴하라고 압박했었거든요 부산시에서..."

그러나 부산시는 무사태평입니다.

[INT 부산시 관계자]


"그거(다이빙벨)와는 아무 관련 없습니다. 그것과는 연관된 문제가 아닙니다. 일부에서 그런 쪽으로 몰고 가려고 하는 것이지 저희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갈수록 부산시와 영화인들과의 갈등은 더욱 깊어져 가고 있습니다.

영화제가 파행으로 치닫는다면 그 한편의 책임은 분명히 부산시가 져야 할 것입니다.


[REP 이현석 기자]

영화인들과 부산시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걱정뿐입니다.

[INT 시민]


“영화하시는 분들도 다 생각이 있으시니까 그런 결정을 내렸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래도 부산시민으로서 가급적이면 영화제를 계속 했으면 좋겠습니다.”

[INT 김윤정 / 재송동]


"(저희에게) 볼거리가 제공되는 거잖아요, 거기로 인해서 여기 상권이 (높아지지 않겠냐). 서로 타협을 하는 게 제일 좋은 거 같아요."

주인이 누군지 화도 납니다.

[INT 이은선 / 용호동]


“저희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볼 권리가 있고 그것에 대해서 차단을 시켜버리시면 그건 옳지 않은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INT 부산시민]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조직이 오래돼 있으면 상세하게 내부 검열을 할 필요도 있고 한데, 그것 때문에 아예 일방적으로 참석을 포기하는건 배우들이 안 맞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제가 해를 더할수록 퇴색돼 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INT 김필순 / 수영구 망미동]


"점점 색깔이 흐려지면서 누구를 위한 축제가 됐는지 잘 모르는 분위기로 가면서 누구를 위한 축제인지 잘 모르는 분위기로 가고 있는 거 같아요."

[STD 이현석 기자]


부산지역 32개 시민단체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설문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한해 수십억이 투입되고 수백여 명 자원봉사자들의 땀으로 꾸려온 부산국제영화제.

독립성과 함께 운영, 자금에 대한 시민감사기구도 같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프레시안 이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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