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세월호 고박업체 前 부회장 공천 논란

배준영 인천 중.동.옹진.강화 후보…지난해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도 받아

침몰한 세월호의 화물 고박을 담당한 업체 소유주의 아들로, 최근까지 이 업체 부회장 직함을 갖고 있었던 배준영 전 인천항만물류협회 회장이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 공천을 받게 됐다.

배 전 회장은 지난 20일 인천 중.동.옹진.강화 지역구 경선에서 김진영, 이은석 예비후보를 꺾고 본선 티켓을 따냈다. 이 지역구는 현역 의원인 안상수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된 후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22일 인천 지역 정가에 따르면, 배 후보는 물류업체인 주식회사 우련통운 대표이사·부회장직을 역임한 인물이다. 우련통운은 지난 2014년 세월호 사태 때 세월호에 실린 화물의 고박(固縛. '움직이지 않도록 단단히 묶음'을 뜻하는 일본식 한자어)을 담당했던 회사다.

<프레시안>이 입수한 우련통운의 법인 등기부에 따르면, 배 후보는 32세 때인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이 회사 등기이사를 지냈고, 특히 2005년 2월부터 2007년 2월까지는 대표이사까지 맡았다.

배 후보는 1970년대부터 우련통운을 이끌어 온 배인흥(77) 전 회장의 아들이며, 배 전 회장은 2014년말 공시 보고서를 기준으로 이 회사 주식의 91.8%를 소유한 사실상의 회사 소유주다. 현재 우련통운 대표이사인 배요환 사장은 배 예비후보의 두 살 아래 친동생이다.

배 후보는 법인 등기부 상으로는 2007년 이후 회사와 관계가 없지만, 지난 2013년 인천항만물류회장으로 선출됐을 당시에도 우련통운 부회장 직함을 갖고 있었다. (☞당시 관련 기사 보기)

또 그는 인천항만물류협회 회장직에 있던 지난해 10월 당시 '2015 한국물류대상' 시상식에서 국토교통부 장관(당시 유일호 장관. 현 경제부총리) 표창을 받았는데, 당시 시상식에서의 직함도 '우련통운 부회장'이었다. (출처 :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제23회 물류의 날, 물류한마당 행사 다채롭게 열려', 2015.10.31.)

지난 2014년 4월 13일 세월호 침몰의 원인 중 하나로 화물 과적과 고박을 소홀히 했다는 점이 지적된 바 있는데, 당시 고박을 담당한 업체가 바로 우련통운이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우련통운 이모(52) 현장팀장에게 금고 2년(집행유예 3년)을 확정 선고했고, 법무부는 같은해 11월 청해진해운에 대해 사고 피해보상비에 대한 구상금 청구소송을 내면서 우련통운에 대해서도 순차 소송을 낼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의당 소속 강병수 전 인천시의원은 "세월호 참사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우리 모두의 슬픔"이라며 "그 아픔이 채 가시지도 않았는데 세월호 화물 적재와 고박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법인 등기이사는 아니라 해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최소한의 도의적·사회적 책임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강 전 시의원은 "업체 직원은 구속되어 있거나 재판을 받아 처벌을 받았지만 대표와 회장 일가는 아무런 재제도 받지 않았다"며 "(배 전 회장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것은) 참담한 결과로, 새누리당은 지금이라도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 인천 시민들도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고 했다.

배 후보는 예비후보 시절인 지난달 24일 <프레시안>과 한 통화에서 "저는 4년 전(2012년) 국회의원 선거에 나온 다음부터는 정당 활동, 정치를 했기 때문에 (회사 일에) 관여를 안 했다"면서, 자신이 작년까지 우련통운 부회장 직함을 갖고 있었던 데 대해서는 "물류협회장을 맡으려면 회사에 적이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였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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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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