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물갈이' 시동…주호영·권은희·홍지만·서상기 컷오프

유승민·윤상현은 발표 연기…주호영 "이한구, 정신 나간 사람"

대구 지역 새누리당 현역 의원인 권은희·서상기·주호영·홍지만 의원이 14일 공천에서 배제됐다. 친박계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대구 물갈이'에 본격 시동이 걸린 모습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6차 경선 지역(11곳)·단수 추천 지역(2곳)·여성 및 청년 장애인 우선 추천 지역(2곳)을 발표했다.

당초 이날 중 컷오프 여부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던 인천 남구을의 윤상현 의원과 대구 동구을의 유승민 의원은 공관위원 간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음에도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권은희·홍지만·주호영·서상기 '컷오프'

공천 배제된 지역구 현역 3명 의원 가운데 대표적 비박계 인사는 권은희 의원이다.

권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북구갑에서는 이명규·정태옥·하춘수 예비 후보가 경선을 치르게 됐다.

이 가운데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은 지난 1월 윤두현 전 홍보수석(대구 서구갑 예비 후보)의 주선으로 이루어진 대구 지역 6인 '진박(진실한 친박) 회동'에 참석했던 인물이다.

권 의원은 비박계 좌장인 김무성 대표가 추진한 여론조사 경선에 앞서, 안심번호 제도의 효율성 등을 통신사(KT) 출신 의원으로서 직접 설명하기도 했었다.

달서갑 현역 의원인 홍지만 의원도 경선 후보 명단 이름을 올리지조차 못하게 됐다. 이 지역에선 곽대훈·박영석·송중호 예비 후보 간 경선이 이루어진다.

홍 의원은 계파로는 친박계로 분류되지만, 지난해 2월 치러졌던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당시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앞장서 도운 이력이 있다.

이에 따라 한때 그를 '친유승민계'로 분류하는 이들도 있었다.

주호영 "이한구 정신 나간 사람"…무소속 출마 시사

이완구 전 원내대표와 합을 맞추며 세월호특별법 등을 둘러싼 대야 협상에 앞장섰던 주호영 전 정책위의장의 '컷오프(공천 배제)'도 당 안팎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주 의원은 과거 친이계로 분류됐었으나, 박근혜 정부 들어 청와대 발(發) 국정 과제 수행에 투신해 '충성파'로 간주됐다.

게다가 주 의원은 대구 수성구을에서 새누리당 예비 후보로 등록한 유일한 사람이다.

그러나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이날 수성을을 여성 우선 추천 지역으로 선정해 발표함으로써 이 지역에선 주 의원을 제외하고 여성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재공모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주 의원은 이날 발표 후 "공관위 결정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 위원장의 결정을 '폭거'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이 위원장을 겨냥해 "지역구 관리를 가장 엉망으로 해서 지역구를 버리고 도망간 사람"이라면서 "의정 활동을 열심히 해서 공천을 단독 신청한 지역에 아무런 이유 없이 우선 추천 지역을 들이댔다"고 비판했다.

주 의원은 무소속 출마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불도저' 이한구…결국 친박 계파 대장이었나

이 위원장의 'TK 물갈이'와 이에 따른 반발은 더욱 가시화할 전망이다.

한 당 관계자는 "주호영 의원의 컷오프 또한 이한구 위원장의 강한 의지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발표에 앞서 공관위 내부에선 3선의 유승민·주호영·서상기 의원의 공천 배제 여부를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이 전날 유승민 주호영 의원의 공천 배제를 안건으로 올렸고, 이에 따라 거센 논란이 일고 있다는 당 관계자의 전언이 나오면서다.

이런 상황에서 이 위원장이 이날 오전 당사 기자실을 방문해 '당 정체성에 걸맞지 않은 행동을 한 인물'과 '새누리 우세 지역에서 다선 의원을 한 의원'은 공천 배제할 것을 강력히 시사하자 새누리당 안팎에선 이날 중 대구 지역 '판갈이'가 본격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 관련 기사 : 새누리, 윤상현·유승민 배제?…이한구 "상당한 갈등" 예고)

아직 일부 '민감 지역'에 대한 공천 심사 결과가 더 남아 있다.

김희국 의원의 대구 중남, 류성걸 의원의 대구 동갑, 유승민 의원의 대구 동구을, 김상훈 의원의 대구 서구 등은 이르면 15일 중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이종훈 의원의 지역구인 성남 분당갑도 경선 지역 선정 여부조차 결정되지 않았다.

또 '막말 파문'을 일으킨 윤상현 의원의 인천 남을도 15일 중 발표될 전망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윤 의원의 돌발 행동으로 친박계와 청와대의 '물갈이' 공천 계획이 꼬인 점을 들어, 윤 의원이 조만간 '자진 불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도 늘어가고 있다.

친박 '서상기' 탈락…김무성 측근 박민식은 경선

한편, 친박계 3선 의원이면서 이날 컷오프 된 서상기 의원의 지역구 대구 북구을은 이날 장애인·청년 우선 지역으로 선정됐다.

비례대표 김장실 의원 또한 부산 사하구갑에 예비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으나 탈락했다.

이 곳에선 허남식 전 부산 시장과 김척수 예비 후보의 양자 경선이 확정됐다.

김무성 대표와 가까운 비박계 박민식 의원은 이날 발표에서 '경선자'로서는 목숨을 부지했다.

박 의원의 부산 북구 강서갑에선 박 의원과 박에스더 행복파트너스 대표가 공천 경쟁을 벌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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