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현재 10만~20만 원으로 차등 지급되는 기초연금을 30만 원으로 올리는 '어르신 공약'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이 공약을 제안한 배경에 대해 "그동안 정부가 편법적으로 노인 빈곤을 해소한다고 기초 생활비를 지원해주다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기초 연금 20만 원이라는 공약을 한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20만 원으로 노인 빈곤을 해소한다는 것은 요원한 얘기"라고 설명했다.
김종인 대표는 "저희가 기초 연금을 30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하면, 첫째로 '재원 조달을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이야기가 금방 튀어나오는데, 우리나라의 조세 부담률의 증가폭을 고려할 때 의지만 있다면 재정적으로 조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재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국민 연금 가입 기간에 따라 월 10만~20만 원씩 차등 지급되고 있는 기초 연금을 올해부터 20만 원으로 균등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또 2018년까지는 단계적으로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기초 연금을 30만 원씩 지급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연간 6조4000억 원이 더 든다고 예측했다.
'복지 공약은 포퓰리즘'이라는 일부 비난을 의식한 듯, 복지 재원 조달 방안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김종인 대표는 "복지 재정은 '정치적인 의지'가 있어야지 확충되는 것이지, 자꾸 다른 측면을 고려하다보면 영원히 확충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인 의지가 없기 때문"에 대선 당시 내놓은 각종 복지 공약을 수정하거나 파기했다고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김종인 대표는 "그리고 지금과 같은 실정에서는 복지를 단순하게 소비로만 생각하지 말고, 복지가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해야 한다"면서 "저희 공약을 재정 조달 측면에서 염려들 하는데, 재정 조달은 정치적인 의지만 확고하면 어떤 형태로든 마련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내놓은 공약"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간혹 언론에서 허구적인 공약이라고 하는데,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했던 65세 이상 노인에게 20만 원씩 기초연금을 지급한다는 것도 그 당시에는 무슨 돈으로 하려느냐고 했다. 그러나 정치적 의지가 강하니 20만 원 기초 연금이 시행 중이다. 이것을 저희가 더 보완하고 금액을 더 올려서 실질적으로 노인 생활이 보장될 수 있는 방향으로 점진적으로 끌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종인 대표는 연금 제도 전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연금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노인 세대를 부양할 젊은 세대가 많아져야 한다고 했다. 즉, 출산율을 높여야 하는데, 이를 위해 연금 기금을 젊은 층에 투자해서 다시 노인 세대의 연금 재원을 마련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 노인의 생활 안정을 위한 연금 제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가지고 있었던 연금에 대한 사고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면서 "그래서 연금 스스로도 출산율을 높이는 일을 해야겠다고 해서 지난번 연금 기금으로 공공 주택을 짓고, 보육 시설을 늘리는 공약이 연결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초 더불어민주당은 4.13 총선을 맞이해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기초연금 20만 원을 균등 지급하는 공약을 내놨지만, 김종인 대표의 지시로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30만 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가했다.
김종인 대표는 당 정책위원회에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하는) 20만 원조차 1인 가구 최저 생계비인 64만 원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기본적인 노후는 국가가 책임진다는 방향에서 최소한 최저 생계비의 절반(32만 원) 정도는 줘야 하지 않느냐"고 공약 수정을 지시했다고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더민주는 추후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을 총선 공약 발표와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이용섭 총선공약단장은 "정부의 부자 감세로 과도하게 낮아진 조세 부담률을 적정화하고, 왜곡된 조세 체계를 정상화해 중산층·서민의 부담은 늘리지 않으면서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다. 부자 감세 완화와 일부 증세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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