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CIA 국장 "트럼프 집권하면 미군 명령 거부할 수도"

부시家 측근 헤이든 "테러범 가족 사살 지시하면 위법"

미국 공화당의 대선 경선 선두 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미군이 그의 명령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부시 가문의 측근인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경고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인 2006∼2009년 CIA 국장을 지낸 마이클 헤이든은 코미디언 빌 마어가 진행하는 토크쇼에 출연해 이렇게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헤이든은 트럼프의 몇몇 제안이 "무력 분쟁 관련 국제법에 어긋난다"며 군은 "위법한 지시에 따르지 않을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후보 트럼프가 선거 운동 기간 말한 대로 대통령 트럼프가 나라를 다스린다면 너무나 우려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이든의 이 말은 트럼프가 집권하면 테러범의 가족을 사살하라고 미군에 지시할 것임을 시사한 발언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테러범 가족 사살' 주장은 제네바 협약 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트럼프는 또 대통령이 되면 테러 용의자들에게 물고문이나 이보다 "훨씬 더 심한" 방법도 쓸 것이라고 지난 17일 공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헤이든은 22일 "물고문을 하고 싶으면 빌어먹을 물통을 직접 가져와라"며 트럼프를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CIA는 9·11 테러 이후 용의자들을 고문한 사실이 드러나 부시 대통령이 물러난 뒤 의회 조사 과정에서 엄청난 곤욕을 치렀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하면서 이러한 가혹 행위를 금지했고 의회는 작년 관련 법률을 제정했다.

헤이든은 공화당의 대선 경선에 나섰다가 최근 중도에 하차한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고문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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