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광주에서 천정배와 전면전 선포

정장선 "천정배·강기정 지역구, 전략 공천 선정 요청"

더불어민주당이 오는 4.13 총선에서 '호남의 심장', 광주광역시에 승부수를 던졌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광주를 방문해 "차세대 호남 정치인"을 키우겠다고 발언한 25일,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 대표가 있는 광주 서구을과 더불어민주당 강기정 의원이 있는 북구갑을 '전략 공천 지역'으로 선정할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사실상 국민의당에 전면전을 선포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장선 선거대책본부장은 25일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서구을과 더불어민주당 강기정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북구갑 두 곳을 전략 공천 지역으로 선정하도록 전략공천위원회에 요청할 예정"이라며 "두 곳이 전략 지역으로 지정되면, 필요한 인물은 지역 주민 의견과 검토한 것을 종합해서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광주에는 지역구 8석이 있는데, 이 가운데 6석은 탈당했던 국민의당 소속 의원이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 2석만이 더불어민주당의 몫이다. 천정배 대표의 지역구를 가장 먼저 전략 공천 지역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은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과의 '선거 연대' 없이 광주에서 '전면 승부'를 벌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더민주, 광주 현역 의원 전부 물갈이 착수?

특히 김종인 대표가 직접 '광주 민심' 행보에 나선 날, 광주 지역을 전략공천으로 발표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광주시의회를 방문해 이른바 '광주 선언문'을 발표하고, "호남 출신의 차세대 대권 주자"를 키우겠다고 발언한 터였다.

김종인 대표는 '광주 선언문'을 통해 "이제 더불어민주당에서 호남의 참신하고 유능한 정치인들이 역동적이고 포용력 있는 대권 주자로 성장할 것이다. 이들이 차세대 지도자가 되어 제2, 3의 김대중으로 자라날 것이다. 이제 더불어민주당에서 '호남 불가론'은 사라진 용어가 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관련 기사 : 광주 찾은 김종인 "햇볕정책, 진일보해야" )

김종인 대표의 메시지는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 대표에 맞서 '제2, 제3의 김대중'을 키우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천정배 대표는 그동안 '뉴DJ론'을 주장하며 '기득권 세력'인 호남 현역 의원들을 참신한 인재로 물갈이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역으로 천정배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으로 간 탈당 현역 의원들을 '물갈이 대상'으로 지목한 셈이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 실장은 "김종인 대표의 '광주 선언'부터, 전략 공천 지역 논의까지, 광주 현역 의원을 사실상 전부 물갈이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라며 "호남 물갈이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천 배제 위기 강기정 "탈당 광풍에서 외로이 당 지켰는데…"

게다가 광주 북구갑을 전략 공천 지역으로 지정하면, 강기정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된다. 86그룹 출신의 강기정 의원은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범주류' 의원으로 분류된다. 광주 지역에서 '친문재인 색깔 빼기'로도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정장선 선거대책본부장은 강기정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가 '주류 쳐내기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 주류, 비주류가 있느냐"고 반문하며 "광주 북구갑은 검토했는데 (후보 경쟁력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서 (전략 공천 지역으로 선정했다)"고 말해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장선 본부장은 "강기정 의원에게는 (지역구 출마보다) 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다"고 덧붙였다.

강기정 의원은 '컷오프' 대상도 아닌 자신이 전략 공천으로 밀려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강 의원 측은 이날 서면 입장문을 통해 "강기정 의원은 탈당, 분당의 광풍 속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을 외로이 지켜냈다"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시스템 공천으로만 총선 승리에 다가설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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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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