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은 88년 만에 처음이자 역대 두 번째로 쿠바를 방문하는 현직 미국 대통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방문으로 지난해 54년 만에 국교 정상화를 이뤄낸 양국의 화해 무드가 더욱 무르익을 전망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쿠바인들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노력을 진척시키기 위해 다음 달 쿠바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쿠바에서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물론, 쿠바의 시민사회 지도자들도 만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해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양국간 현안에 대해 두 나라의 시각에 "큰 차이"가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면담에서 인권이나 정치적 자유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즈 부보좌관은 미국이 쿠바에 "변화를 강요하지 않는다"면서도, 자유의 신장은 쿠바에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카스트로 의장의 형이자 쿠바 혁명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와 만날 가능성과 관련해 로즈 부보좌관은 "피델 카스트로와 그(오바마 대통령)가 만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라울 카스트로가 현재 쿠바 지도자"라고 말했다.
쿠바와 53년 만의 국교정상화를 이끈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인권문제 개선을 전제 조건으로 재임 마지막 해인 올해 쿠바를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인 바 있다.
쿠바 외무부는 이런 오바마 대통령의 희망에 대해 "국내 사안에 간섭하지는 말아야 한다"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을 환영한다"고 답했다.
AP통신은 "양국 대사관 상호 개설과 상업용 정기 항공편의 취항 합의에 이은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양국 간 대립의 다리를 잇는 다음 수순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쿠바는 관계 정상화 절차를 밟아 오고 있지만, 미국 의회에서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 등의 이유로 쿠바에 대한 무역 규제는 유지되고 있다.
재임 중인 미국 대통령이 쿠바를 방문한 것은 1928년 캘빈 쿨리지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쿨리지 대통령은 그해 1월 16일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미주회의 6차 연례 회의에 참석했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1948년 미군 기지가 있는 쿠바의 관타나모에 다녀간 적이 있으며 지미 카터 대통령은 대통령 퇴임 후에 쿠바를 여러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다만 지난해 쿠바의 정치범이 8천616명에 달했다며 인권 문제가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도 오바마 대통령의 유화적 쿠바 정책에 반대하는 분위기다.
쿠바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미국 대선 경선에 나선 마르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은 "자유로운 쿠바가 아니라면 쿠바를 방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의원과 역시 쿠바계인 테드 크루즈(공화·텍사스) 상원의원은 만약 대통령에 당선되면 쿠바와 외교 관계를 끊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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