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과 녹색당 활동, 가장 나다운 일"

[이 주의 조합원] 김신아 조합원

딸랑, 종소리와 함께 그가 들어왔다. 추운 날씨 때문일까. 하얀 얼굴에 붉은빛이 어렸다. "명선 기자님, 오래 기다렸어요?"

김신아 조합원은 첫 만남부터 "명선 기자님"이라고 불렀다. 성이 없는 이름만 있는 호칭, '정이 많은 이구나' 싶었다.

이태 전, 세월호 촛불집회가 있던 날이었다. 새벽이었고, 포장마차였고, "이것이 국가입니까"라고 외친 날이었다. 1980년과 2014년의 간극이 느껴지지 않는 그런 날이었다. 그는 이 사회, 이 사람들에게 애정을 드러냈다. "명선 기자님, 앞으로 아이들에게 세월호 참사를 뭐라고 얘기해야 하죠?" (☞관련 기사 : "이게 국가인가"…경찰, '촛불 행진' 100명 무자비 연행)


그때나 지금이나, 그의 온기는 한결같았다. 스스로를 '참여형 인간'이라고 밝히며, 사회 참여가 학문 연구의 연장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 녹색당 홍보 활동 중인 김신아 조합원. ⓒ김신아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모이자' '참여하자'라고 말하는 '선동적 참여 유형'이다.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조합원과 녹색당 당원 활동 모두 참여의 영역이다. 대학원에서 아동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다소 보수적인 분위기 때문인지 이런 참여가 활력소가 된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프레시안과 녹색당 활동을 통해 그런 세상을 만들고 싶다."

실제로 그는 참여와 연구를 반복하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김신아 조합원은 지난해 10월부터 박사 논문을 준비하는 틈틈이, 또 연구조교로 여러 업무를 처리하는 사이사이, 녹색당 피켓과 유인물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녹색당과 녹색당 의제를 알리는 게 주요 목적이다. '파일럿 테스트'라고 해서 당원들이 아침-점심-저녁 하루에 세 번을 자발적으로 진행는데, 그때그때 반응이 달랐다. 아침에는 대부분 냉소적이다. 매일 출근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느낄 수 있었다. 점심은 아침보다는 여유가 있고, 저녁 퇴근길은 대화로 이어지기도 다. 이런 경우, 젊은층보다 노년층이 적극적이다. 동물권 주장이 담긴 정책 명함을 건네면 '강아지를 잃어버렸느냐?'며 호기심을 보이기도 하고, 녹색당 설명에도 '이 당은 젊은 사람들이 많은가 보네'라며 긍정적이다. 녹색당은 다른 정당보다 약소하지만, 의제와 가치를 알리는 일은 장기적으로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건강한 당이다."


녹색당은 지난 23일 '동물 복지' 정당을 표방하며 동물권 선거운동본부를 출범했다. 인간과 동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사회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오는 4월 총선 비례대표 1번 역시 <잡식 가족의 딜레마> 등 동물권 관련 동을 해온 다큐멘터리 감독 황윤 씨다.(☞관련 기사 : 동물은 투표권이 없나요?)

▲ 위 사진에서 '김신아'를 찾아보시오. ⓒ프레시안

김신아 조합원은 프레시안 조합원 활동도 열심이다. 조합원 가입 첫해 크고 작은 모임과 술자리에 참석하더니, 이듬해에는 2030모임을 비롯한 프레시안 일일호프를 주도했다. 조합원들과 전북 임실 치즈마을을 탐방했으며, 한 달에 한 번 다큐멘터리 감독 인터뷰 기획에도 참여했다. 본격적으로 박사 과정을 준비하면서는 '이철희의 이쑤시개'와 '정치통' 등 팟캐스트 공개 방송에 청중으로 참석했다. 특히 자신의 논문에 정희준 박사의 칼럼을 인용하는 등 독자 조합원으로 <프레시안>을 적극 활용했다. 무엇보다 대의원으로, 지난해 두 명의 신규 조합원을 영입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프레시안 협동조합 전환과 함께 조합원이 됐다. 하지만 '다른 언론과 다를 것이다, 다른 집단과 다를 것이다'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다만, 언론의 가치가 왜곡되고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프레시안>의 '공정성'은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협동조합 언론사가 된 뒤 독자들인 조합원 참여가 용이해졌지만, 일의 특성상 남성적인 집단이기 때문에 조직이 탄력적이고 유연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바라는 점이 있다면, 독자(조합원)와의 소통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꾸준히 했으면 한다. 그리고 엘리트주의를 경계했으면 한다. 교수 중심의 학교 사회와 같은 오류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의 말은 겨울눈처럼 결코 요란하지 않게 소복이 쌓였다. 하지만 아이의 마음과 행동을 연구하는 학자로, 사회를 바라보는 눈은 요란하리 만치 반짝였다.

"학교에서 하루 8시간씩 앉아 연구하는 것도 재밌고, 거리에서 피켓을 드는 일이나 사회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기사를 공유하는 일도 재밌다. 모두 사람과 사회에 대한 연구다. '정치'라고로 볼 수 있다. 본업이 사람(어린이)의 심리와 행동 양식을 관찰해 논리를 밝히는 일이듯 사람이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영역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선동적 참여 유형'을 넘어 '하이드리드(Hybid)'에 가깝다. 도스트옙스키가 <지하로부터의 수기>에서 '나는 조용하게 살다가 거창하게 죽을 것이다'라 했다. 새해가 되면 매번 다짐하는 말이다. 프레시안과 녹색당 활동, 다소 거창해 보일지 몰라도 '정말, 나답게 살고 있구나' 싶다."


딸랑, 종소리가 들렸다. 문 쪽을 바라봤지만, 들어온 이는 없었다. 김신아 조합원이 예의 정감있는 말투로, "명선 기자님" 하고 불렀다. 다시 그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양 볼이 붉어져 있었다. 커피집의 온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의 열정 때문인지 모를 일이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 3,000원
  • 5,000원
  • 10,000원
  • 30,000원
  • 50,000원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 : 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이명선

프레시안 이명선 기자입니다.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