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조건에 대해 "원칙적으로 말씀드리면 (북한이 8.25 합의에 명시된) '비정상 사태'를 위반했으니까 그것을 고치려면 그전으로 돌아가야 되는 것이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이에 핵 실험에 대한 북한의 입장 표명이나 핵 개발 중단을 공언해야 방송을 중단할 수 있는 것이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그것은 가장 좋은 상태"라면서도 "(비정상상태에 대한)평가는 정부 차원에서 다시 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25일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공동보도문 3항에서 "남측은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8월 25일 12시부터 중단하기로 했다"고 합의한 것을 근거로 현 상황을 비정상적인 사태로 간주, 지난 8일부터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할 수 있는 정상적인 사태는 북한의 핵 개발 포기 또는 중단이다. 하지만 4차 핵실험까지 진행한 북한이 확성기 방송이 재개됐다고 해서 핵 개발을 포기할 가능성은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정부도 확성기 방송 중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북한이 어떤 행동을 해야 정상적 상태로 되돌아간다는 최소한의 판단을 하고 확성기 방송을 시작했을 텐데, 이에 대한 답변이 명확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최종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이고 핵 무기 개발 중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기에는 상당한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평가하겠다"고 답했다.
이는 북한에서 핵 개발을 포기하거나 중단한다는 메시지가 발표되지 않더라도 확성기 방송을 중단할 수 있다는 여지를 열어 둔 셈이다.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해야 방송을 중단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느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단정적으로 보지 말라"라며 정부의 해석 또는 평가에 따라 방송 실시 여부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확성기 방송 외에 대북 전단 살포를 비롯, 북한에 대한 심리전 강도를 높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통일부는 개성공단 체류 인원을 최소 수준으로 조정할 방침이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입주기업 직원은 기업별로 현 체류인원 규모를 감안하여 필요 최소 수준으로 체류 인원을 조정하고 협력업체 관계자는 당일 출경하고 당일 입경할 수 있는 인원에 한해 방문을 허용할 것"이라며 "기존 800명 내외 수준에서 650명 수준으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일 통일부는 국민의 신변안전을 이유로 개성공단 방문을 입주업체 및 협력업체 관계자 등 생산 활동과 직결되는 사람들에 한해서만 허용해왔다. 이번 조치가 지난번보다 강화된 것이냐는 질문에 정 대변인은 "추가로 조금 더 (인원 출입이) 제한된 조치"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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