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통령 "北, 상응하는 대가 치르도록 할 것"

"수소탄 실험 사실이라면 북핵 문제 성격 근본 변화"

박근혜 대통령은 6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북한은 우리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와 일련의 안보리 결의를 무시하고 오늘 제4차 핵실험을 감행했다"고 규정한 후 "이는 우리의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발일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의 생존과 미래를 위협하는 일이고, 나아가 세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와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임을 누차 경고해 왔다"며 "이제 정부는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 하에 북한이 이번 핵실험에 대해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를 위해서는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에 강력한 제재는 물론 미국 등 동맹국과 우방국들의 단호한 조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번 핵실험은 벌써 4번째 실험으로서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나 북한이 이번 핵실험을 첫 시험용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주장하는 만큼 동북아의 안보 지형을 뒤흔들고 북한 핵 문제의 성격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강력한 국제적 대북제재 조치 등을 통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 6일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열린 NSC 회의를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박 대통령은 "우선 국내 유관기관 및 관련 국가 간에 긴밀한 정보 공유와 분석 작업을 통해서 금번 핵실험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신속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 또한 국제사회의 단합되고 단호한 대응이 즉각 이루어질 수 있도록 주요국들과의 양자 차원 및 유엔 안보리 차원에서의 외교적 노력을 다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군은 한·미 연합 방위 태세를 강화하는 등 한·미 동맹 차원의 협력 체계를 긴밀히 유지하면서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유지해 주기 바란다"며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면서 만에 하나 도발이 있으면 단호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럴 때일수록 나라가 안정을 유지하고 흔들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어떤 대치 상황이 올지 모르므로 정치권에서는 모든 정쟁을 멈추고 국민의 안위를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오늘 회의에서는 북한이 주장한 수소폭탄 실험과 관련해 관련 부처별 조치 계획과 상황 평가, 그리고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오후 1시 반에 시작, 오후 2시 10분까지 40분간 진행됐다.

국정원, 수소탄이 아닐 수도?핵실험 사전 감지 못해, 정보망 구멍?

국방부는 이날 오후 12시를 기해 전군 경계 태세를 격상했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10시 30분 경 풍계리에서 핵실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합동참모본부(합참)이 10시 42분 기상청으로부터 최초 상황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후 국방장관 등에 상황 보고를 하고 45분 긴급조치반 소집을 지시했고 이에 따라 국방부는 11시 10분 위기관리반을 소집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12시 7분부터 10여 분간 합참의장이 연합사령관과 한·미 간 긴밀히 공조해 조치하자는 내용의 통화를 진행했으며 오후에 한 번 더 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군 당국이 이번 사태를 사전에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대북 정보 태세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간 핵실험 징후를 포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공언해왔던 만큼, 이번에는 우리 군이 허를 찔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정원은 수소폭탄이 아닐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국회 정보위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수소폭탄이라고 얘기하는데, 국가정보원에서는 수소폭탄이라면 킬로톤(핵무기 위력을 나타내는 단위)으로 따지면 지난번 3차 핵실험은 7.9가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6.0이 나왔다"며 "특정한 것을 봤을 때는 아닐 가능성이 있다. 내용이 맞는지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수소폭탄 전 단계인 '증폭 핵분열탄' 실험 가능성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외교부도 분주히 움직였다.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북한의 이런 도발은 안보리 결의에 대한 정면 위반이고,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임 차관은 "외교부 차원에서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외교적 공조방안과 이번 사태를 안보리에서 어떻게 다뤄나갈지 등에 대해 여러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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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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